[일본 대지진/방사능 공포] “방사능 누출 장기화땐 체르노빌보다 피해 심각”

입력 2011-04-13 01:39

일본 후쿠시마(福島) 원전 사태가 한 달 만에 결국 체르노빌 사고와 같은 위험 상황인 ‘레벨 7’에 이르렀다.

일본 당국은 지난 3월 12일 1호기 폭발 직후 원전 사고 등급을 레벨 4로 분류했었다. 하지만 18일 1~3호기를 레벨 5로 재평가했고, 다시 이달 12일 마침내 후쿠시마 제1원전 전체를 레벨 7로 상향 조정했다.

이번 등급 격상과 관련해 그동안 일본 당국이 사고를 축소 평가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사고 등급을 적어도 레벨 6으로 추정했던 국제사회는 일본 총리실 산하 원자력안전위원회가 사고 직후 후쿠시마 원전에서 방출된 방사성 물질의 양이 방사성 요오드131로 환산할 때 시간당 최고 1만 테라베크렐(T㏃, 1T㏃은 1조 베크렐)이었다는 사실을 뒤늦게 발표했다고 지적했다. 또 원자력안전위원회가 지난달 23일 이미 레벨 7의 가능성을 파악했으면서도 원전 사고 평가를 담당한 경제산업성 산하 원자력안전보안원에 알리지 않았다고 산케이신문이 보도했다.

일본 내에선 민주당 정부가 지난 10일 통일지방선거를 의식해 원전 사고의 등급을 축소한 것 아니냐는 비난 여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간 나오토(菅直人) 총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여야 안팎에서 제기되는 사임 요구와 관련해 사임 의사가 없다고 대답했다.

원자력안전보안원과 원자력안전위원회는 방사성 요오드131로 환산한 방사성 물질 유출량이 총 37만~63만 T㏃로 체르노빌의 10%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날 도쿄전력 관계자가 “방사성 물질 유출이 계속되면 체르노빌 수준을 능가하는 상황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고 교도통신이 전했다. 11일과 12일 잇따라 발생한 강진의 영향을 받지 않은 후쿠시마 원전에서는 이날 저녁부터 터빈 건물 지하의 고농도 오염수를 복수기로 옮기는 작업이 시작됐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