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KAIST] “징벌적 등록금제 폐지하겠다” 서남표 총장, 영어강의도 전공과목만 적용 … 사퇴 거부

입력 2011-04-12 22:41

카이스트(KAIST)에서 징벌적 등록금제도가 폐지되고 영어강의는 전공과목에 대해서만 이뤄진다.

서남표 카이스트 총장은 12일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회에 출석해 이 학교 학생들의 잇단 자살 배경으로 지목돼 온 ‘징벌적 등록금제도’를 폐지하겠다고 밝혔다. 서 총장은 그러나 총장직 사퇴 요구는 거부했다. 징벌적 등록금제는 일정 수준 이하의 학점을 받은 학생은 수업료를 내도록 하는 제도로 무리한 경쟁을 유도하고 극심한 스트레스를 낳아 자살로 이어지는 원인으로 지목됐다.

서 총장의 또 다른 개혁정책 중 하나로 학생들에게 부담을 줬다고 지적된 ‘전면 영어강의제도’도 앞으로는 전공과목에만 적용된다. 교양과목은 우리말로 강의하고 기초 필수과목은 영어강좌를 병행 개설한다.

카이스트는 또 학부과정 학업부담을 20%가량 낮추기로 했다. 이와 함께 평점 2.0 미만의 학생들에 대한 학사경고도 입학 후 2학기 동안은 면제된다. 그동안 성적이 나쁘면 무조건 학사경고가 내려졌다.

또 현재 학생상벌위원회, 등록금위원회, 식당운영위원회 등 학생 관련 위원회에만 국한됐던 학생참여 폭도 확대되며 재수강이나 계절학기 등과 관련해서는 관련 위원회에 학생이 참여해 개선안을 마련키로 했다.

이 밖에 상담센터 인력이 4명에서 6명으로 늘어나고 학생 인성검사와 정신건강 케어프로그램 등도 강화된다.

이 같은 개선안은 이사회 의결을 거쳐 최종 확정된다.

그러나 교과위 소속 여야 의원들은 학생과 교수의 자살 원인이 서 총장의 잘못된 학사운영 탓이라며 한목소리로 서 총장의 사퇴를 요구했다. 이에 서 총장은 “여러 지적 사항을 수용해 제도를 개선하겠다”며 “사퇴할 뜻이 없다”고 답했다.

노용택 기자, 대전=정재학 기자 ny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