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중수 “문제 안된다” 발언 논란

입력 2011-04-12 21:29

“금통위원 1명 없어도 운영이 잘됐다.” “열석발언권은 정보교류 차원에서 유익했다.”

한국은행 김중수(사진) 총재가 한은 독립성 훼손 사안으로 지적되고 있는 금융통화위원 1명의 장기공석 과 기획재정부 차관의 금융통화위원회 열석발언권 행사에 대해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발언해 논란이 일고 있다.

김 총재는 12일 금통위 회의를 마친 뒤 기자간담회에서 이달로 꼭 1년째 되는 금통위원 1명의 공석 사태에 대해 “지금까지 별 문제가 없었다”고 말했다. 한은법상 금통위원은 7명으로 구성되지만 지난해 4월 박봉흠 전 금통위원이 임기만료로 물러난 뒤 1년째 후임이 정해지지 않고 있다.

김 총재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도 1명 없이 금리를 오랫동안 결정했다”며 우리나라의 공석 사태가 이례적이지 않다고 강조했다. 김 총재는 또 금통위원이 6명일 경우 금리결정 의견이 반반으로 나올 때 총재의 캐스팅보트 행사가 안 된다는 지적에 “금통위원들 간에 상당한 의견 교환을 통해 결정에 합의하기 때문에 그런 일이 발생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재정부 차관이 금통위 회의에 참석해 발언하는 열석발언권에 대해서도 김 총재는 “(열석발언권을 통해) 정부와 좋은 정보를 교류했다”며 “유익한 점도 많았다”고 언급했다. 금통위원들이 자부심이 있어 열석발언에 좌우되지 않는다고도 했다.

이에 대해 한은 안팎에서는 “한은 총재로서 해서는 안 될 경솔한 발언”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배경태 한은 노조위원장은 “금통위 의장으로 법에 어긋난 금통위원 공석문제를 해결해야 할 총재가 아무런 문제의식을 갖고 있지 않아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김건호 경제정책팀장은 “한은이 독립성을 유지하면서 정부 정책을 견제해야 함에도 열석 발언을 정보교류 차원으로 보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고세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