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통위원 1명 없어도 운영이 잘됐다.” “열석발언권은 정보교류 차원에서 유익했다.”
한국은행 김중수(사진) 총재가 한은 독립성 훼손 사안으로 지적되고 있는 금융통화위원 1명의 장기공석 과 기획재정부 차관의 금융통화위원회 열석발언권 행사에 대해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발언해 논란이 일고 있다.
김 총재는 12일 금통위 회의를 마친 뒤 기자간담회에서 이달로 꼭 1년째 되는 금통위원 1명의 공석 사태에 대해 “지금까지 별 문제가 없었다”고 말했다. 한은법상 금통위원은 7명으로 구성되지만 지난해 4월 박봉흠 전 금통위원이 임기만료로 물러난 뒤 1년째 후임이 정해지지 않고 있다.
김 총재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도 1명 없이 금리를 오랫동안 결정했다”며 우리나라의 공석 사태가 이례적이지 않다고 강조했다. 김 총재는 또 금통위원이 6명일 경우 금리결정 의견이 반반으로 나올 때 총재의 캐스팅보트 행사가 안 된다는 지적에 “금통위원들 간에 상당한 의견 교환을 통해 결정에 합의하기 때문에 그런 일이 발생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재정부 차관이 금통위 회의에 참석해 발언하는 열석발언권에 대해서도 김 총재는 “(열석발언권을 통해) 정부와 좋은 정보를 교류했다”며 “유익한 점도 많았다”고 언급했다. 금통위원들이 자부심이 있어 열석발언에 좌우되지 않는다고도 했다.
이에 대해 한은 안팎에서는 “한은 총재로서 해서는 안 될 경솔한 발언”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배경태 한은 노조위원장은 “금통위 의장으로 법에 어긋난 금통위원 공석문제를 해결해야 할 총재가 아무런 문제의식을 갖고 있지 않아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김건호 경제정책팀장은 “한은이 독립성을 유지하면서 정부 정책을 견제해야 함에도 열석 발언을 정보교류 차원으로 보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고세욱 기자
김중수 “문제 안된다” 발언 논란
입력 2011-04-12 21: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