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라루스 지하철역서 폭탄 테러… 최소 12명 사망 150명 부상

입력 2011-04-13 01:44
벨라루스 수도 민스크 중심가의 지하철역에서 11일(현지시간) 폭발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최소 12명이 숨지고, 150명가량이 다쳤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부상자 가운데 22명은 상태가 위중해 사망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폭발사고는 퇴근 시간인 오후 5시55분쯤 옥티야브리스카야 역에서 발생했다. 역은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대통령 집무실과 관저에서 100m 정도 떨어진 곳에 위치해 있다. 폭발물은 지하철 플랫폼 근처 의자 밑에 설치돼 있었으며, 내부에는 피해를 키우는 철제 파편들이 들어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이날 폭발을 테러로 규정했다. 사건 수사 지휘를 맡은 안드레이 슈베드 검찰 차장은 12일 “사건에 연루된 용의자 몇 명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용의자의 신원 및 테러 원인, 배후 세력 등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루카셴코 대통령은 “우리는 국가의 안정을 위협하는 심각한 도전에 직면했다”며 “나는 이 폭발이 해외에서 온 ‘선물’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국내 반정부 세력을 겨냥했다. 2008년에도 루카셴코 대통령이 참석한 콘서트장에 폭탄이 터져 50명이 다쳤었다.

벨라루스는 지난해 12월 루카셴코 대통령이 80%에 육박하는 득표율로 4선에 성공하자 선거부정 의혹이 제기되면서 정치적 혼란에 시달려왔다. 선거 결과에 대한 대규모 항의 시위 과정에서는 700여명이 경찰에 체포됐다.

한편 벨라루스 주재 한국 대사관은 “현재까지 지하철 테러 피해자 가운데 한국인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벨라루스에는 외교관 유학생 등 80여명의 교민이 살고 있다.

양지선 기자 dybs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