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의 아프리카 현안에 대한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의 광폭 행보가 주목받고 있다. 그는 격랑에 휩싸인 코트디부아르와 리비아에 프랑스의 군사적 개입을 앞장서 감행해 문제 해결사로서의 이미지를 한껏 과시하는 듯하다.
사르코지는 11일(현지시간) 내전에서 승리한 알라산 와타라 코트디부아르 대통령 당선자와 전화통화를 했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로랑 그바그보 대통령이 와타라 측에 체포된 직후였다. 사르코지는 이 전화 통화로 코트디부아르에 대한 자신과 프랑스의 영향력을 대내외에 보여준 셈이다. 프랑스 특수부대는 유엔 평화유지군과 함께 코트디부아르 대통령 관저 공격에 나서 그바그보 체포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
사르코지는 리비아 공습도 주도했다. 그가 군사개입 의 명분으로 내세운 것은 인권과 자국민 안전이다. 리비아에선 국민 보호를, 코트디부아르에선 약 1만2000명인 교민 안전을 내세웠다.
그의 이런 모습이 재선 전략 차원이라는 분석도 있다. 내년 대선을 앞둔 그의 지지율은 취임 이후 최저 수준인 20%대다. 똑같이 재선을 앞두고 있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과 사르코지의 이해가 맞아떨어졌다는 해석도 있다. 프랑스의 군사적 개입에 반 총장의 목소리가 힘을 실어주고 있어서다.
평가는 엇갈린다. 프랑스 주간 렉스프레스는 ‘사르코지의 승리’로 아프리카 정책을 재개할 수 있게 됐다고 평했다. 반면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그의 호전적 면을 들어 “새로운 조지 W 부시 미국 전 대통령”이라고 꼬집었다.
코트디부아르 등 아프리카 중·서부 국가들 상당수는 프랑스의 옛 식민지다. 프랑스의 적극 개입은 궁극적으로 아프리카에서의 영향력 재확인 의도에서 비롯된다고 볼 수 있다.
권기석 기자 keys@kmib.co.kr
사르코지, 그바그보 체포 결정적 역할… 리비아 공습이어 아프리카서 광폭 행보
입력 2011-04-12 21: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