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 강대국이지만 일본 교회는 약합니다. 이번 구호로 인해 일본에 복음의 씨앗이 뿌려지기를 바랍니다!”
지진과 쓰나미, 방사능으로 인한 일본의 극심한 피해에도 불구하고 일본의 역사 교과서 왜곡 파문 이후 구호와 지원에 대한 사회적 분위기가 냉랭하다. 그런 가운데 기독교계의 활동만은 꾸준하게 이어지고 있다. 방사능과 여진 위험에도 불구하고 현지 답사도 계속되고 있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는 김영주 총무와 이훈삼 정의평화국장, 그리고 지난 1일 서울에서 열린 ‘동북아 평화와 안전을 위한 교회 포럼’에 참석했던 대만과 홍콩 대표들이 지난 11일부터 4일 일정으로 일본을 방문 중이라고 12일 밝혔다. 일본그리스도교협의회(NCCJ) 우에다 히로코 총무와 함께 피해 지역을 둘러보고 NCCK가 구성한 ‘한국교회 일본재해 공동대책협의회’를 통해 진행할 구체적인 구호 계획을 세우기 위한 방문이다.
각 교단들의 모금과 구호도 지속되고 있다.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통합 총회는 11일 기준 일본 구호 헌금이 6억2450여만원에 달했다고 12일 밝혔다. 총회 사회봉사부 실무자들은 지난달 말 일본을 방문한 데 이어 오는 14일 2차로 현지를 찾는다. 지난 방문 때 일본기독교단(UCCJ) 등이 요청한 방사능 측정기를 일본 교회들에 지급하기 위한 것이다.
예장 합동 총회에 모인 구호 헌금은 12일 기준 4억5000여만원이다. 총회 구제부 실무자들은 12일 국제구호 NGO 해피나우와 함께 일본으로 건너갔다. 센다이그리스도교연합 목회자들과 함께 해안가의 구호소들을 둘러보기 위한 것이다. 이밖에 구세군대한본영은 3억7000여만원, 기독교대한성결교회는 1억4000여만원을 모금했다. 월드비전 23억45000여만원, 기아대책 7억9700여만원(물품 포함 61억여원) 등 기독 NGO들에 답지한 성금도 상당하다.
다만 모금의 양상은 대상이 교회냐 일반인이냐에 따라 달라지고 있다. 교단들은 “꾸준하다”고 전하는 반면 구세군과 NGO들은 “지진 직후 대부분 모금이 이뤄졌고 그 이후는 미미하다”고 밝혔다. 월드비전은 “본래 자연재해 관련 모금은 피해 직후에 몰리지만 이번에는 독도 문제와 일본의 소극적인 태도 등도 영향을 미쳤다”면서 “현재는 추가 기부가 거의 없어 며칠 내로 공식 모금을 중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교단의 경우 각 교회가 주보를 통해 광고하고, 들어온 헌금을 집계해 총회로 보내기까지의 소요시간이 제각각이라 마치 꾸준하게 모금이 되는 것처럼 보인다는 분석도 있다. 다만 예장 통합 관계자는 “일반인들은 일본이 부자 나라라 도와줄 필요가 없다고 여기는 반면, 기독교인들은 일본 교회가 어렵고 가난한 것을 알기 때문에 돕고 싶어 한다”면서 “또한 이번 기회에 일본인들이 그리스도의 사랑을 느꼈으면 하는 바람도 있을 것”이라고 해석했다.
황세원 기자 hwsw@kmib.co.kr
‘역사 왜곡’ 풍랑에도 흔들림 없이… 교계, 일본 구호의 손길 쉼 없다
입력 2011-04-12 20: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