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 한우’ 산실 횡성가축시장을 가다… ‘구제역’ 사태 후 136일 만에 재개장

입력 2011-04-11 22:27

“첫날이라 그런지 거래는 신통치 않네요.”

11일 오전 5시30분 중부권 최대 우시장인 강원도 횡성가축시장. 이른 시간이지만 적재함에 소를 실은 트럭들이 어둠 속 안개를 뚫고 속속 밀려들었다.

오전 6시. 시장이 열리자 한 푼이라도 더 받으려는 농민과 덜 주려는 구매자 간 밀고 당기는 흥정이 벌어졌다. 구제역 사태 이후 처음으로 시장이 열린 탓인지 경기도와 경북, 충북 지역 농민과 상인들까지 가세해 평소보다 많은 200여명이 찾았다. ‘명품 한우’의 산실인 횡성가축시장은 구제역 발생으로 지난해 11월 26일 잠정폐쇄된 후 136일 만에 재개장했다.

오전 8시까지 2시간 동안 열린 시장은 매물이 적은 데다 시세를 파악하려는 눈치싸움마저 치열하게 펼쳐져 인파와는 달리 거래는 한산했다. 이날 출하된 소는 구제역 사태 이전 100∼130마리의 절반 수준인 50여 마리에 불과했다.

70개월 어미소와 4개월 송아지를 400만원에 내놓은 최곤억(56·강원도 원주시 흥업면)씨는 좀처럼 흥정이 이뤄지지 않자 “375만원에 팔겠다”고 가격을 낮추기도 했다. 소를 구매하는 사람도 있었다. 경기도 안성의 배상규(47)씨는 “좋은 송아지가 나와서 샀다”며 “품질이 뛰어난 소로 잘 키울 것”이라고 말했다. 횡성축협 엄경익 상무는 “22일에 열릴 송아지 경매시장에는 120마리가 나오기로 돼 있어 거래가 한층 활기를 띨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날 시장에서는 송아지 8마리와 암소 12마리 등 모두 20마리가 거래됐다. 가격은 10개월 키운 암송아지가 200만원대, 8개월짜리 수송아지가 210만원에 거래됐으며 암소(600㎏)는 400만원대에 팔렸다.

한편 도내 가축시장은 횡성에 이어 홍천·양양(14일), 춘천(15일), 원주(21일), 강릉(22일), 인제(25일), 삼척(27일) 순으로 일제히 문을 열 예정이다.

횡성=글·사진 정동원 기자 cdw@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