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만기 회사채 53조… 자금확보 비상

입력 2011-04-11 18:44

2008년 금융위기 때 무더기로 발행했던 회사채 만기가 올해 집중되면서 기업들의 자금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11일 한국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이달부터 연말까지 만기가 돌아오는 회사채(금융채·ABS 제외) 규모가 37조9018억원에 달한다. 1분기 물량까지 합치면 올해 전체 회사채 만기 규모는 53조568억원에 이른다. 2007년 22조586억원, 2008년 21조8997억원, 2009년 24조6974억원에 그쳤던 연간 회사채 만기 규모가 지난해 41조9761억원으로 늘더니 올해는 50조원을 넘어선 것.

기업들이 2년 또는 3년 만기 회사채를 주로 발행하는 것을 고려할 때 글로벌 금융위기가 본격화된 2008년 말 이후 회사채 발행을 많이 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문제는 경기 회복에 힘입어 재무상태가 개선된 기업들은 현금 상환에 어려움이 없지만 상당수 중소기업은 자금 사정이 여의치 않다는 점. 이에 차환용 회사채를 발행해 만기가 된 채무를 갚는 사례가 늘고 있다.

실제로 2008∼2009년 2년 만기로 발행됐던 회사채의 만기가 올 초부터 돌아오자 기업들은 회사채 발행 규모를 다시 늘리기 시작했다. 지난 1월 5조6628억원, 2월 6조4183억원, 3월 5조276억원 등 올해 1분기에만 총 17조2887억원 어치를 발행했다. 이 중 만기 상환을 위해 찍어낸 회사채가 8조3000억원으로 ‘빚내서 빚을 갚은’ 비율이 50%를 넘었다. 업계 관계자는 “이런 추세는 회사채 만기 물량이 몰려있는 6월까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백민정 기자 min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