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아마르 카다피 리비아 국가원수가 10일(현지시간) 아프리카연합(AU)이 내놓은 평화 중재안을 받아들였다고 로이터통신 등이 보도했다. 하지만 반정부 세력은 정전 조건으로 카다피 원수의 퇴진을 요구하고 있어, 중재안을 수용할지는 미지수다. 평화를 위한 협상 중에도 전투는 계속됐다.
AU 중재단 대표로 리비아를 방문한 제이콥 주마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은 “카다피 원수가 중재안(로드맵)에 동의했다”면서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는 정부군에 대한 공격을 멈춰야 한다”고 말했다. 로드맵은 즉각적인 휴전, 인도적 구호 확대, 정부군과 반군 협상 시작, 현지 외국인 보호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수도 트리폴리에 있는 카다피 관저 바브 알아지지아에서 수시간 동안 이어진 회담에서는 카다피 퇴진 문제도 논의됐으나 내용은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았다.
중재단은 11일 벵가지에서 반정부 세력 지도자들과도 회담을 가졌다. 반정부 세력 측은 카다피 일가의 퇴진이 전제돼야 협상을 시작한다는 입장이었으나, 군사적으로 수세에 몰리자 일단 대화에 응한 것으로 보인다.
반정부 세력 대표기구인 국가위원회의 무스타파 게리아니 대변인은 “카다피가 물러나야 한다는 게 리비아인의 분명한 입장”이라며 “중재안 세부사항을 검토한 뒤 답변을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 반정부 세력은 거점 지역에서 정부군을 철수하고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라는 등의 정전 조건을 내걸었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회담이 이뤄지는 상황에도 정부군은 서부 격전지 미스라타에서 반군 세력에 대한 포격을 이어갔다고 아랍권 위성방송 알자지라가 보도했다. 아네르스 포그 라스무센 나토 사무총장은 “카다피 부대가 민간인의 생명을 위협하는 한 공습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국적군은 전날 아즈다비야와 미스라타를 공습해 정부군 탱크 26대를 파괴했다.
한편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오는 14일 셰이크 하마드 빈 칼리파 알타니 카타르 국왕을 백악관으로 초청, 리비아 내전을 비롯한 중동 사태 전반에 대한 대응책을 협의할 계획이다. 카타르는 반정부 세력이 리비아 국민의 합법적 대표성을 가졌다고 인정한 첫 번째 아랍 국가다.
양지선 기자 dybsun@kmib.co.kr
[리비아 공습] 카다피, 평화 중재안 수용
입력 2011-04-12 01: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