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대지진/방사능 공포] 또 강진… 원전 전원공급 한때 중단

입력 2011-04-12 01:38
일본 후쿠시마(福島) 제1원자력발전소가 11일 규모 7.0의 강진으로 약 50분간 전원 공급이 중단되면서 열도 전체가 또다시 ‘방사능 유출 공포’에 떨었다.

후쿠시마현 제1원전에서 남서쪽으로 약 50㎞ 떨어진 하마도리(浜通り) 지역에서 오후 5시16분쯤 강진이 발생했다. 이로 인해 제1원전 1~3호기 원자로 건물로 연결된 가설펌프의 외부전원이 약 50분 동안 차단됐고, 외부전원에 의존하던 1∼3호기 원자로 냉각수 주입이 일시 중단됐다. 현장 작업인력 전원이 대피하기도 했다. 소규모 여진도 두 차례 이어졌다. 지난달 11일 대지진 이후 발생한 여진으로는 지난 7일 밤 규모 7.1에 이어 두 번째 규모였다.

니시야마 히데히코(西山英彦) 경제산업성 산하 원자력안전보안원 심의관은 “쓰나미 경보가 해제된 오후 6시5분쯤 외부전원이 복구됐고 냉각수 주입도 재개됐다”며 “원전에는 별 이상이 없다”고 밝혔다. 다만 이번 여진으로 2호기 주변의 고농도 오염수 이송 작업은 중단됐다.

이날 지진으로 후쿠시마현 이와키시에서 산사태로 주택 2채가 무너지면서 가족 4명이 파묻혔다. 이중 10대 소녀 1명이 숨지고, 2명은 중경상을 입었다. 나머지 한 명은 생존 여부가 확인되지 않고 있다. 다른 주택에 사는 2명도 행방불명 상태다. 또 인근 이바라키(茨城)현에선 40대의 한 남성이 지진으로 넘어져 숨지기도 했다.

후쿠시마현을 중심으로 36만 가구가 정전됐고, 철도 운행도 차질을 빚었다. 도쿄 도심 고층 빌딩에서도 약 1분간 진동이 느껴졌다. 간 나오토(菅直人) 일본 총리는 대지진 한 달을 맞아 열기로 했던 기자회견을 여진을 이유로 연기했다.

일본 정부는 이날 후쿠시마 제1원전에서 30㎞ 이상 떨어진 곳도 누적 방사능 수치가 높을 경우 ‘계획 피난’을 할 것을 지시했다. ‘계획 피난’ 기준인 연간 누적 방사능 수치는 20밀리시버트(m㏜)이다. 옥내 대피지역인 원전 반경 20~30㎞ 구역과 30㎞ 외곽지역 일부가 피난지역에 추가된다. 이에 따라 새로운 피난지역은 원전을 중심으로 한 동심원 모양이 아니라 얼룩무늬형 반점 모양으로 설정된다. 또 20㎞ 이내 피난구역을 재해대책기본법에 따른 ‘경계(警戒)구역’으로 설정해 출입 등을 엄격히 금지키로 했다.

원전 반대 시민단체들은 시즈오카(靜岡)현 하마오카(浜岡) 원전의 즉각 운영 중단을 요구하는 가처분신청을 시즈오카 지방재판소에 낼 예정이라고 교도신문이 보도했다.

일본 정부는 한국과 미국, 중국 등의 신문에 게재된 간 총리 명의 광고를 통해 “전 세계 친구들이 보여준 유대에 깊이 감사하며 모든 나라와 단체 모두에게 개별적으로 마음 깊은 곳에서 나오는 감사를 전하고 싶다”고 밝혔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