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원 후원금 평균 1억5655만원… 16% 늘어

입력 2011-04-11 21:42

지난해 국회의원 305명(후원회를 두지 않은 의원 2명 제외, 중도 사퇴·의원직 상실자 10명 포함)의 1인당 평균 정치후원금 모금액은 1억5655만원으로 나타났다. 지역구 의원의 평균 모금액은 1억7353만원, 비례대표 의원은 7755만원이었다. 지난해 6·2 지방선거가 있어 1인당 모금 한도액이 3억원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한도액의 절반 정도를 채운 셈이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11일 정보공개청구에 따라 이 같은 내용의 ‘2010년 정당·후원회 등의 수입 지출 내역’을 공개했다.

◇빈익빈 부익부 여전=전체 모금액수는 477억4636만원으로 2009년 411억6719만원보다 16.0% 늘었다. 5·31 지방선거가 있었던 2006년 모금액 452억370만원에 비해서도 다소 늘었다.

3억원을 채운 의원은 13명이었다. ‘청원경찰친목협의회’(청목회) 입법 로비 사건에 연루됐던 민주당 강기정 의원이 3억2487만원으로 1위를 차지했다. 강 의원은 300만원 이상 고액 후원자가 단 한 명도 없어 눈길을 끌었다. 2위를 차지한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3억2032만원)를 비롯해 2∼5위 모두 한나라당 대구 지역 의원들이 차지했다. 상위 20명 중 16명이 한나라당, 4명이 민주당 의원이어서 여당으로의 후원금 쏠림 현상이 나타났다.

지식경제부 장관으로 임명돼 후원계좌를 닫았던 최경환 의원과 별세한 민주당 이용삼 전 의원은 후원금이 없었다. 그런 특수 사정을 제외하더라도 전체 모금액이 3000만원이 채 안되는 의원이 18명이나 됐다.

여야 차기 대선 예비주자들 사이에서도 편차가 컸다. 박 전 대표만 3억2032만원을 모금해 한도를 채웠고, 나머지는 저조했다. 여당 측 모금액은 홍준표 최고위원(1억4223만원), 정몽준 전 대표(5935만원), 이재오 특임장관(2331만원) 순이다. 민주당에서는 정동영 최고위원이 2억116만원으로 가장 많은 후원금을 받았고, 정세균 최고위원(1억4785만원)이 뒤를 이었다.

◇유관 상임위 후원 등 관행 여전=청목회 입법 로비 사건에도 불구하고 유관 기업과 단체가 관련 상임위 의원들에게 후원금을 보내는 관행은 여전했다. 국토해양위 의원들에게는 운수회사 후원금이 몰렸고, 보건복지위 의원들에게는 의료 및 제약업계 후원금이 많았다. 한나라당 허천 의원은 강원도 고속버스 회사의 대표이사, 상무, 전무로부터 500만원씩 후원금을 받았다. 대한약사회장 출신의 한나라당 원희목 의원은 한 제약회사 사장으로부터 360만원의 후원금을 받았다. 이들은 개별적인 친분 관계에 의해 후원금을 받았다는 입장이지만 정치권 안팎의 시선은 곱지 않다.

대기업 총수들로는 SK텔레콤 손길승 명예회장이 한나라당 여상규, 최구식, 민주당 강봉균 의원에게 500만원씩 후원했다. 대한항공 지창훈 사장은 한나라당 이사철 의원에게 500만원을, 범(汎)현대가 일원인 정몽석 현대종합금속 회장은 한나라당 나경원, 이병석 의원에게 500만원을 후원했다. 한나라당 박대해, 김충환 의원 등은 지역구 구청장과 시·도의원으로부터 후원금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김나래 기자 nar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