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슬림 청년, 교회 앞서 ‘성경 훼손’… ‘美 목사 코란 소각’ 항의 시위 이슬람권 확산

입력 2011-04-11 17:56

미국 테리 존스 목사의 코란 소각에 대한 이슬람권 시위가 확산되는 가운데 파키스탄의 한 무슬림이 보복 감정으로 성경을 찢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슬라마바드 경찰은 아크타르 후세인(24)이라는 무슬림 청년이 8일 라호르 소재 성안토니 가톨릭교회 문 앞에서 성경을 찢으며 존스 목사의 행위를 비난했다고 11일 밝혔다. 경찰은 그를 종교모독금지법인 295-A 조항에 근거해 체포했다. 295-A 조항은 악의적인 의도로 특정 종교를 모독하는 경우 처벌할 수 있는 법이다.

경찰에 따르면 후세인은 이날 라호르 내 기독교인 지역의 교회 안으로 들어가려다 경호원에 의해 제지당했다. 그러자 갑자기 갖고 있던 성경을 꺼내 찢었다. 그는 예배당에 들어가 성경을 불태우려 했으나 진입할 수 없게 되자 이같이 행동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지 기독교인 지도자와 인권운동가 등은 즉각 이번 사건을 비난하고 파키스탄 내 모든 종교에 대한 인정과 관용을 촉구했다. 또 존스 목사의 코란 소각은 성경적 기초에서 나온 행동이 아니며 기독교 신앙이 가르치는 것도 아니라고 발표했다. 파키스탄 내 기독교인은 존스 목사의 행동으로 인해 파키스탄 기독교인이 보복 대상이 될 수 있음을 우려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잖아도 신성모독법 등으로 기독교인과 소수민족이 차별 받는 분위기에서 기독교계의 돌출행동이 차별을 가중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파키스탄 새키나 미니스트리 타히라 살림 대표는 “파키스탄 기독교 공동체는 존스 목사의 행위에 분명히 반대한다”며 “이번 성경 훼손 사건은 무슬림이 얼마나 이에 대해 분개하고 있는지 잘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존 파이퍼 미국 베들레헴침례교회 목사는 자체 사역단체인 ‘디자이어링가드(desiringgod.org)’ 홈페이지에 글을 올리고 “무슬림에게 코란 소각은 기독교인에게 그리스도를 못 박은 행위나 마찬가지”라고 해석하며 근본주의적 행동의 자제를 당부했다.

신상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