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 갱신을 말하다… 탐욕·교만·우상숭배의 결과 회개만이 살 길

입력 2011-04-10 19:42


“한국교회의 변화가 절실합니다. 독선과 아집을 버려야 합니다. 그리고 세상이 벤치마킹하고 싶어지는 사랑의 공동체로 탈바꿈해야 합니다.” 8일 서울 노량진동 CTS기독교TV ‘CTS스페셜’ 녹화 현장. 한국교회의 변화와 방향, 대안을 모색하는 좌담회 형식의 ‘CTS스페셜’에서 원로와 중진 목회자들은 출신 교단은 서로 달랐지만 한목소리를 냈다.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 박종구(월간목회 발행인) 목사의 사회로 기성 최건호(충무성결교회 원로), 합신 김명혁(강변교회 원로) 목사, 통합 손인웅(덕수교회), 기감 최이우(종교교회) 목사가 출연했다.

금권선거 논란과 고소·고발의 난무, 폭행, 목회자 성윤리 등 최근 한국교계에서 벌어진 일련의 사태들에 대해 최 원로목사는 “그동안 성장 일변도를 향해 달려온 한국교회가 일종의 성장통을 겪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손 목사도 “이번 사태는 한국교회 내에 교만과 우상 숭배 등으로 만연해진 영적 황폐화가 근본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최 원로목사는 “세계 기독교 역사를 보면 기독교가 박해를 당했을 때 그 생명력이 왕성했고, 기독교가 왕성해져 기독교 왕국을 이루었을 때는 오히려 교권과 타협해 타락했다”며 “한국 기독교도 이제 성장 위주가 아니라 열매 맺는 회개와 영적 각성으로 하나님의 자비와 긍휼 속에서 다시 살아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원로목사도 “성령의 바람과 환난의 바람만이 회개와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며 “하나님께서 한국교회와 목회자들에게 사랑의 채찍을 주신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이번 기회에 목회자들부터 감상적인 회개가 아니라 길선주 이성봉 목사님처럼 온몸으로 돌이키는 진정한 회개를 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한국교회가 신앙의 독선에서 벗어나 세상 모두를 품을 수 있는 사랑의 공동체가 되어야 한다”고 했다.

이날 목회자들은 한국교회가 탐욕, 명예, 정욕을 버리는 것만이 결국 모든 변화의 시작이 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최 목사는 구체적인 대안으로 한국교회 선거제도의 개혁을 언급했다. 그는 “이번 한기총의 금권선거 등 한국교회와 기독교 단체가 빚어낸 사태는 교회의 선거제도가 세상의 선거보다 더 타락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높은 시스템적 한계에서 비롯됐다”며 “반드시 선거제도를 개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예비 목회자들을 향한 따뜻한 충고도 잊지 않았다. 최 목사는 “요즘 신학 교육을 받는 학생들이 공부는 잘하는데, 무릎 꿇는 삶과 영성을 실천하는 생활이 다소 부족해 보인다”며 “하나님과의 개인적 교제가 끊이지 않는 목회자의 삶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번 ‘CTS스페셜-한국교회 변화가 필요하다’는 11일 오후 2시10분, 15일 오전 9시에 CTS(케이블TV, 스카이라이프, IPTV 등)를 통해 볼 수 있다.

노희경 기자 hkr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