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배구 4년 연속 우승 이끈 신치용 삼성화재 감독 “이렇게 잘할 줄 솔직히 몰랐다”

입력 2011-04-10 19:16


대한항공과의 2010∼2011 프로배구 챔피언결정전에서 4전 전승으로 우승한 삼성화재 신치용(56) 감독. 정규리그 꼴찌에서 3위까지 치고 올라온 뒤 3·4위 간 준플레이오프, 2위와의 플레이오프를 거쳐 정상에 오른 기쁨은 어땠을까. 국내 프로스포츠 사상 초유의 진기록을 세운 신 감독은 “이렇게 잘 할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고 고백했다.

수비 전문 석진욱의 부상, 주전 세터 최태웅의 이적, 라이트 박철우의 부진. 시즌을 앞두고 “이번 시즌 목표는 4위”라고 했을 때 많은 전문가들은 엄살이 아닌 현실로 그대로 믿어주는 분위기였다. 실제로 1라운드 2승4패, 2라운드 1승5패를 기록했을 때는 신 감독은 “어디서 어떻게 손써야 할지 모를 정도로 난감했다”고 회고했다.

창단 후 삼성화재는 단 한번도 3위 이하로 내려가 본 적이 없을 정도로 항상 1, 2위를 다퉈온 터라 그룹 고위층의 질책도 컸다.

신 감독은 2라운드를 마친 뒤 선수를 모아 놓고 “나는 실망하지 않는다. 너희는 무슨 생각을 하는지 몰라도 나는 챔피언결정전을 꿈꾸고 있다고 격려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삼성화재에는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할 DNA가 있다. 감독만 꿈꾸면 어떻게 하냐. 너희들도 함께 꾸자”고 선수들을 독려했다고 했다.

“정규리그에서 3, 4위로 준플레이오프만 오른다면 해 볼만 하다고 생각했다”는 신 감독은 “우리 팀은 어느 팀보다 위기 극복 능력이 강하다고 자부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삼성화재가 가빈에만 의존하는 ‘몰빵 배구’라는 일부의 우려에 대해 신 감독은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삼성화재의 현실”이라면서도 “그렇다고 가빈 혼자 배구하는 것은 아니다. 팀원들이 배려해 주지 않는다면 가빈도 저렇게 몸을 던져 뛰지는 않는다. 그만큼 가빈이 우리 팀에 녹아들었다는 방증”이라는 주장을 폈다.

“올해는 아주 모질게 훈련을 해 다음 시즌에는 조금 더 좋은 배구를 보여주겠다”는 신 감독은 프로배구 사상 첫 4년 연속 정상으로 통산 우승 횟수를 5회로 늘렸지만 여전히 우승에 목말라 있었다.

서완석 부국장기자 wssu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