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해킹 비상] 현대캐피탈 “금전적 피해 없다” 진화에도 가입자들 불안
입력 2011-04-10 19:04
“현대캐피탈 같은 대형 금융기관이 뚫리다니….” “홈페이지에서 비밀번호만 변경하면 안심해도 되는 건가요?”
지난 7일 현대캐피탈의 고객 정보 해킹 사태가 일파만파로 커지면서 해당 고객들의 불안감이 치솟고 있다. 현대캐피탈은 현재까지 금전적 피해가 확인된 것은 없다고 사태 진정에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추가 피해를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현대캐피탈 측은 10일 “42만명의 고객 신상정보 유출과 관련해 각종 인터넷 포털 등에 게시된 정황은 없다”면서 “프라임론 패스 및 비밀번호 등을 활용한 금전적 피해 사실도 없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
프라임론의 경우 전화 ARS, ATM 기기, 휴대전화를 통한 모바일, 인터넷 접속 등 네 가지 방법으로 대출을 받을 수 있다. 현대캐피탈의 대출 상품 가운데 비교적 간단하게 대출이 가능해 가입 고객만 43만명에 이른다. 현대캐피탈은 그 가운데 1만3000명의 패스 및 비밀번호가 해킹된 것으로 보고 있으나 더 늘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회사 관계자는 “ARS를 제외한 세 가지 대출 경로는 공인인증서 등 본인확인 절차를 거치거나 실제 프라임론 카드가 있어야 하기 때문에 금전적 피해는 없을 것으로 본다. ARS는 시스템상 사용할 수 없게 조치했다”고 말했다.
당장 금전적인 피해가 발생하지 않았더라도 두 달 전부터 해킹이 진행돼온 만큼 신상정보가 이미 노출되는 등 2차 피해를 안심할 수 없는 노릇이다. 이에 해킹된 프라임론 고객은 물론 다른 대출 상품을 이용한 고객들도 추가 피해를 우려하며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올 초 현대캐피탈 프라임론 상품을 통해 대출받았다 지난 주말 현대캐피탈로부터 ‘사과’ 이메일을 받은 회사원 김모(37)씨는 “이미 빠져나간 내 신상정보는 다 노출된 것 아니냐”고 분통을 터트렸다.
현대캐피탈은 전화로 고객의 개인정보, 홈페이지 아이디, 패스워드 등을 묻거나 요구하지 않는다며 이번 사건을 틈탄 보이스피싱(전화 금융사기)에 주의할 것을 당부했다.
백민정 기자 min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