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7 재보선] 김해을 野단일화 막판까지 으르렁

입력 2011-04-10 20:21


4·27 경남 김해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의 야권 단일 후보 발표를 코앞에 두고 민주당과 국민참여당이 글자 그대로 사활을 건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상호 비방전까지 위험수위를 넘으면서 거의 이전투구 양상으로 치달아 단일 후보가 결정되더라도 본선 선거운동을 위한 협조가 제대로 될지 미지수다.

민주당 곽진업 후보 선거대책본부는 10일 논평을 내고 “본선 경쟁력이 약한 불안한 후보에게 노무현 전 대통령의 고향을 맡길 수 없다”며 참여당 이봉수 후보를 겨냥한 뒤 “한나라당을 꺾을 수 있는 후보를 지지해 달라”고 강조했다. 박지원 원내대표는 전날 곽 후보 사무소에서 열린 민주당 국회의원 정책간담회에 참석, “국민들이 야권 단일 후보를 원하는데, 그 어떤 분이 방해해 부글부글 끓었지만 맞대응하면 그분만 키워주는 것이 되니까 참았다”며 참여당 유시민 대표를 비난했다.

참여당 역시 끓고 있기는 마찬가지다. 후보자 경력 표기 문제 때문이다. 양당은 여론조사 설문에 넣는 20자 이내의 경력 표기를 놓고 9일 오후까지 기싸움을 벌이다 결국 곽 후보는 ‘김대중 노무현 정부 국세청 차장, 한전 상임감사’로, 이 후보는 ‘노무현 대통령 특보, 김두관 후보 김해선대위원장’으로 각각 기재하는 데 가까스로 합의했다.

참여당의 ‘친노 적통 후보론’에 밀린다고 판단한 민주당이 막판까지 밀어붙여 곽 후보 이력에 ‘노무현’ 표기를 넣은 것이다.

참여당은 합의 후에도 강력 반발했다. 천호선 협상대표는 성명을 내 “민주당이 또 다시 강자의 횡포를 넘어 국민을 속이고 우롱했다”며 “곽 후보는 김대중 정부 때 국세청 차장에 임명됐다가 노무현 정부로 바뀐 뒤 한 달 만에 면직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곽 후보는 노 전 대통령이 임명하지도 않았을 뿐 아니라 한 달 동안 인사발령 대기자였을 뿐”이라며 “유권자에게 거짓말을 해서 정치적 이득을 얻는 일이 공당에 의해 공공연히 벌어지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지역 유권자들에게 후보 적합도를 묻는 여론조사는 10일 시작돼 11일 밤 10시까지 진행된다. 단일 후보 확정 발표는 12일 오전 이뤄질 예정이다. 문제는 단일화가 너무 지연된 데다 상호 감정싸움이 워낙 노골적으로 진행돼 단일화 효과를 야권 스스로 크게 감퇴시켰다는 점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단일화 과정에서 야권연대의 정신이나 의미가 공고해지기는커녕 상호 불신과 반목만 커졌다”며 “한나라당 김태호 후보에게는 어부지리”라고 말했다.

김호경 기자 hk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