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대지진/방사능 공포] 3월 석유제품 對日 수출 301% 증가

입력 2011-04-10 18:07


국내 경제에 미친 영향

동일본 대지진이 국내 경제에 미친 영향은 미미한 것으로 파악됐다. 업종별로 정유, 철강 등 분야는 반사이익이 가시화되고 있고, 항공업계와 여행업계는 피해를 본 것으로 파악됐다.

◇대일 수출입 오히려 증가=코트라가 10일 발표한 일본 대지진 한달, ‘일본 산업계 복구현황과 대일 수출입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지진이 발생한 지난달 11일 이후 대일 수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1.5% 증가했다. 지진 피해를 입은 동북지역이 내수중심의 산업구조였던 탓에 직접적인 대일수출 피해가 크지 않았던 것. 대일 수입도 대지진 이후 12.4% 늘었다. 올해 월별 대일 수입량 증가폭이 1월 23.6%, 2월 7.0%였던 것을 감안하면 큰 피해를 입은 것으로 보기 힘들다는 지적이다. 코트라가 200개 업체를 조사한 결과 6.7%만이 수출 감소, 납품 지연 등의 피해가 있었다고 답했다. 또 코트라는 지난달 17일 부품조달 등 문제 해결을 돕기 위해 설치한 중소기업 애로지원센터에도 상담 요청이 4건에 불과했다. 품목별로 반도체 제조용 장비와 전자집적회로 수입이 49.4%, 53.1% 늘어난 반면 방사능 오염 우려가 큰 생태(-39.6%), 고등어(-66.7%) 등의 수입은 급감했다.

◇정유는 맑음, 항공·여행은 흐림=전체 피해는 미미하지만 업종별 명암은 엇갈린다.

항공업계는 이미 피해가 현실화됐다. 일본 노선은 수익률과 탑승률도 높은 알짜 노선이다. 하지만 대한항공의 일본 노선 3월 평균 탑승률은 71%에 불과했다. 지난해보다 13% 포인트 떨어진 것. 일본 노선 비중이 23.5%인 아시아나항공은 피해가 더 크다. 증권가에선 양사의 매출 감소액을 100억원 정도로 예상하고 있다.

여행업계도 타격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지난달 우리나라를 찾은 일본인은 26만7000명으로 12.6% 줄었다. 일본인들의 여행심리가 얼어붙은 탓이다. 업계에선 올해 일본인 입국자 수가 지난해보다 30% 줄 것으로 예상했다.

반면 정유업계는 호황이 예상된다. 코스모 오일 정유공장 화재 등 정유시설이 피해를 입으면서 내수 수급에 차질이 생긴 데다 석유제품 가격도 크게 올랐기 때문이다. 지난달 수출은 무려 301.1%나 늘었다. 식품 수출도 대지진 이후 크게 늘었다. 생수(785.5%)와 라면(123.3%) 등 재난 관련 식품 수출이 급증한 데 따른 것이다.

자동차, 전기전자 분야 전망은 엇갈린다. 일본에서 수입하는 부품이 많아 복구가 장기화되면 피해가 늘어날 수 있지만 일본 업체들의 피해도 커 반사이익도 기대되기 때문이다.

국내 변속기 수입의 70.9%를 차지하는 등 자동차 수입부품의 32.3%가 일본에서 들여온다. 업계 특성상 일부 부품만 수급에 차질이 생겨도 전체 생산라인이 중단될 수 있다. 하지만 동북지역에 생산거점을 둔 도요타의 부품 공급망이 큰 피해를 입으면서 500여종의 부품 조달에 어려움을 겪는 등 일본 완성차 업계의 피해도 커 반사이익이 기대된다.

반도체 등 전자분야도 비슷하다. 특정 부품소재의 조달 차질은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 하지만 일본 내 생산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고 대형 구매처가 한국 업체로 눈길을 돌리면 반사이익을 누릴 수 있다.

김도훈 기자 kinch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