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병원 탐방-개원 126주년 맞은 연세의료원] 100년전 받았던 인술, 지구촌에 더 큰 사랑 전한다
입력 2011-04-10 19:29
“100년 전 서울역 앞의 세브란스병원에서 일하던 서양 선교사님들은 무엇을 생각하셨을까요. 아마 100년 후 세브란스병원의 모습을 마음속에 그려보는 즐거움을 늘 누리셨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1885년 의료선교사 알렌이 설립한 광혜원으로 출발한 국내 첫 의료선교 기관인 연세의료원(원장 이철)이 개원 126주년을 맞아 새로운 의료선교의 장을 개척하고 있다.
연세의료원을 통해 배출된 많은 의료선교 인력들이 몽골 중국 베트남 우즈베키스탄 요르단 에티오피아 소말리아 등에서 숱한 고난을 이겨내며 예수 사랑과 인술을 펼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연세대 의대 초대 학장이며 세브란스병원 초대 원장이었던 에비슨 박사 내한 100주년을 기념, 1993년부터 시작한 몽골 사역은 국내 의료선교의 수준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주목받는 사역은 국립 몽골의과대학과의 학술교류 프로그램이다. 매년 5∼7명의 몽골 의대 교수들을 초청해 3∼6개월간 연수를 실시하고 있다. 또 최신 기술을 연구할 수 있는 중앙연구실과 CD 및 DVD 제작이 가능한 멀티미디어 학습자료실을 설립, 지원하고 있다. 또 몽골의대에 교환교수를 파견, 몽골 교수와 학생들의 교육과 연구를 돕고 있다. 이와 함께 매년 몽골의대 학부 및 석·박사 과정 학생들을 선발, 장학금을 지원하고 있다.
의료원은 94년 몽골 수도 울란바토르에 연세친선병원을 개원했다. 이 병원에선 직원 교육·연수를 통한 몽골 의료인력 개발과 함께 난치 환자 치료, 고아원·양로원·교도소 무료 이동진료 활동이 활발하다. 울란바토르 외곽에 아가페 무료 진료소를 운영하고 빈민들과 빈민촌 교회 성도들을 위한 치료비 혜택과 의료봉사를 하고 있다.
‘에비슨 의료선교 교육기금’ 운영도 눈길을 끈다. 2013년까지 100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는 이 기금은 병원 직원들이 의료선교 활동을 원하는 경우 1년 동안 휴직해 선교지에서 훈련받거나 봉사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또 이 기금으로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지급하고 의료선교를 위한 준비 및 훈련을 시키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해외 선교사 진료비 지원 프로그램도 이 병원의 자랑이다. 현재 의료원과 계약을 맺은 174개 교회의 1500여명 선교사가 이 프로그램에 등록했다. 선교사와 배우자, 20세 미만 자녀들에게 병원 직원과 같은 의료비 지원 혜택을 주고 있다.
또 세계 각지의 긴급 재난지역에 의료봉사단을 파견하고 있다. 그동안 인도네시아 파키스탄 터키 이라크 등 지진·해일 재난지역 사람들과 아픔을 함께했다. 지난달 일본에서 발생한 지진·쓰나미 참사에도 약 5000만원의 후원금을 전달했다. 매년 5∼8개 단기 의료선교팀의 활동이 몽골 중국 케냐 캄보디아 피지 등에서 벌어진다.
의대 본과 4학년 학생들에게 8주 동안 의료선교 현장학습을 하는 특성화 선택 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또 의대 본과 1·2·3학년생들을 대상으로 ‘의료와 사회’의 선택과목으로 ‘의료선교학’을 개설, 의료선교에 대한 비전을 심어주고 있다.
매년 11월 한 달은 의료원이 정한 ‘의료선교의 달’이다. 찬양경연대회, 기독인의 밤, 선교채플, 의료선교 세미나, 간호국 신앙간증 집회 등을 개최해 의료원의 선교 사명을 다짐하고 있다. 연 6회 ‘믿음과 순종’이란 소식지를 발간, 의료선교 사역과 후원 현황을 전하기도 한다.
하루 평균 1만여명의 환자들이 내원하는 연세의료원은 기독교 사랑을 실천하는 의료선교 기관으로 발돋움하고 있다. ‘하나님의 사랑으로 인류를 질병으로부터 자유롭게 한다’가 연세의료원이 정한 미션이다.
유영대 기자 ydy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