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정무수석 “MB, 참모 의견 듣나” 쓴소리
입력 2011-04-08 19:04
전·현직 청와대 정무수석 7명이 8일 모였다. 역대 정무수석들이 한자리에 모인 것은 처음이다. 최병렬 손주환(노태우 정부), 주돈식 이원종(김영삼 정부), 맹형규 박형준 정진석(이명박 정부) 정무수석이 참석했다. 김대중, 노무현 정부 때 정무수석들은 현 정진석 정무수석의 초청을 받았지만 참석하지 않았다.
전직 정무수석들은 대통령과 청와대, 한나라당에 쓴소리를 쏟아냈다. 최병렬 전 한나라당 대표는 “이명박 대통령이 참모들의 의견을 경청하느냐”고 정 수석에게 물었다. 정 수석은 “대통령은 늘 귀를 열고 있고, 국민들의 의견을 청취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며 “대통령이 소통이 부족하다고 알려진 것은 청와대의 홍보 부족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최 전 대표는 “요즘 성당에 나가면 대통령의 인사문제에 특히 쓴소리가 많다”며 “대통령이 주변에 있는 사람만 쓸 게 아니라, 인사의 시야를 넓혀야 한다”고 충고했다.
이원종 전 수석은 “한나라당이 지금 매우 위중한 상황”이라며 “한나라당이 대통령 탓만 하면서 각자도생의 길을 가는 형국인데, 이래서는 정권 재창출이 불가능하다”고 했다.
정무수석 자리에 대한 ‘애환’도 화제에 올랐다. 손주환 전 수석은 “원래 정무수석은 욕먹는 자리인 만큼 소신을 갖고 일을 추진하라”고 덕담했고, 정 수석은 “안 그래도 요즘 실컷 욕을 먹고 있다”고 했다.
남도영 기자 dyna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