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트디부아르 내전으로 고립… 한국대사관 직원 5명 구출

입력 2011-04-08 19:02

내전으로 고립됐던 코트디부아르 주재 한국 대사관 직원들이 유엔 평화유지군의 작전으로 모두 구출됐다.

8일 외교통상부에 따르면, 대사관 내에 있던 정성섭 대사대리를 비롯한 한국인 직원 5명 전원이 이날 오전 3시50분(한국시간)쯤 안전하게 탈출했다. 유엔 평화유지군의 구출작전에는 중대 병력과 장갑차 8대, 야전 지프 10대 정도가 동원됐으나, 총격전이 멈춘 1시간 이내에 구출이 이뤄져 다행히 교전은 없었다.

외교부 당국자는 “구출대가 투입되려면 교전 가능성도 있고, 그 과정에서 대사관 직원이 인질이 될 수 있어 최적의 타이밍을 찾기 위해 쉽게 작전을 펼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주 코트디부아르 대사관 직원들은 대통령직 이양을 거부해 온 로랑 그바그보 측과 알라산 와타라 대통령 당선자 측의 교전으로 지난 1일 오후부터 총격전 위협 속에 고립돼 있었다.

대통령 관저에서 불과 100m 정도밖에 떨어져 있지 않은 우리 대사관을 포함한 대사관 밀집 지역에는 로켓포와 총탄이 날아와 직원들이 생명의 위협을 느꼈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 유리창 등이 파손되고 전기와 물이 끊기면서 더 큰 고초를 겪었다.

구출된 우리 대사관 직원들은 프랑스군 주둔지 인근 호텔에 임시사무소를 확보해 업무를 계속할 예정이다.

대통령 관저 주변에는 인도 중국 이란 이스라엘 레바논 이집트 일본 등의 공관이 몰려있는데 현재까지 한국과 일본, 인도 대사관 직원들이 군사작전으로 구출됐다. 하지만 지난 6일 일본 대사관 구출작전에서는 11명의 직원 중 7명만 구출됐고, 나머지 4명은 행방불명 상태라고 외신들이 전했다.

한편 코트디부아르에 체류하고 있는 우리 교민 113명은 현재까지 인명 피해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성규 기자 zhibag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