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키1m65 KIA 김선빈 설움 날리는 타격 “작은거인이라 불러다오”
입력 2011-04-08 19:09
프로야구 개막전 이후 각 팀마다 4경기씩 치룬 가운데 공격 8개 부문 중 5개에서 선두를 달리는 선수는 누굴까. 지난해 타격 7관왕에 빛나는 이대호(29·롯데), 타격 기계 김현수(23·두산)도 아니다. 바로 프로야구 역대 선수 중 가장 작은 ‘꼬마 선수’ 김선빈(22·KIA)이다.
2008년 데뷔한 유격수 김선빈은 프로야구 역대 선수 가운데 가장 작은 키(1m65)를 가지고 있다. 지난해 주전 유격수로 발탁돼 타율 0.293을 때렸지만 파워가 부족한 탓에 팬에게 깊은 인상을 남기지는 못했다. 오히려 작은 키 탓에 수비에서 머리 위로 뜬 타구를 잡을 때 자주 실수를 한 것을 두고 많은 사람들의 웃음거리가 되기도 했다. 하지만 올해는 초반부터 누구도 예상치 못한 강력한 타격 감각으로 화제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김선빈은 7일 현재 타격 8개 부문 중 5개 부문에서 1위에 올라 있다. 15타수 9안타로 타격(0.600)과 최다안타(9개)에서 1위다. 타점(7타점)과 출루율(0.684), 도루(4개) 부문에서도 선두를 달리고 있다.
지난 7일 한화전에서는 스리런 홈런을 포함해 6타수 3안타 5타점, 1도루로 폭발했다. 지금까지의 성적만 놓고 본다면 이범호-최희섭-김상현으로 이어지는 소속 팀의 클린업트리오 ‘LCK포’의 활약을 뛰어넘는다. ‘꼬마 선수’에서 잘치고 잘달리는 ‘호타준족’의 대명사가 될 조짐이다. 김선빈은 지난해까지 타격에선 평균수준에 머물렀고 홈런은 지난해 1개를 기록한 게 전부였다. 작은 키 때문에 파워와 출루율이 좋지 못했다. 또 지난해 팀이 유격수 보강을 위해 국가대표 유격수 강정호(25·넥센)를 영입한다는 소문이 돌면서 김선빈은 마음고생을 많이 해야 했다.
하지만 김선빈은 작은 키와 트레이드에 대한 불안감을 엄청난 훈련량으로 극복해 올 시즌 큰 활약을 펼치고 있다. 김선빈은 “고교 2학년 때부터 키가 자라지 않았다. 작은 키를 이겨내기 위해 타격, 수비 연습을 남들보다 2배 이상 했다”고 털어놨다. 김선빈은 “작년에 3할을 못쳤는데 올해는 꼭 3할과 30도루를 하고 싶다. 또 전 경기에 출장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모규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