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대지진/방사능 공포] “후쿠시마 원전 예상보다 심각” 美 NRC·IAEA 등 지적

입력 2011-04-09 01:18

일본 후쿠시마(福島) 제1원전 2호기의 노심이 손상된 압력용기 밖으로 누출돼 격납용기 바닥에 쌓여있을 가능성이 제기되는 등 원전 손상 상태가 예상보다 심각하다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NRC)는 지난 6일 의회 청문회에서 에드워드 마키 하원의원(민주·매사추세츠)의 질의에 대해 도쿄전력이 제공한 자료를 분석한 결과 이렇게 추정된다고 답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NRC 추정대로라면 대규모 방사선 유출로 이어질 가능성도 그만큼 커지는 셈이다. 국제원자력기구(IAEA) 데니스 플로리 사무차장도 이날 기자회견에서 원전의 안정화 작업이 진척되는 징후가 보이지만 전체 상황은 여전히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후쿠시마 원전으로부터 반경 30㎞ 밖인 이다테(飯館) 마을의 토양 분석 결과 ㎡당 세슘 137이 219만~59만 베크렐(Bq) 검출됐다고 아사히신문이 8일 교토대학 연구팀 자료를 인용해 보도했다. 1986년 체르노빌 사고 당시 세슘 137이 55만5000Bq을 초과하면 강제이주 대상이 됐다.

도쿄전력은 전날에 이어 8일도 수소 폭발 방지를 위해 1호기 격납용기에 질소를 투입하고 있다. 일본 정부와 도쿄전력이 1호기에 이어 2·3호기까지 질소 주입을 완료하면 원자로 안팎에 물을 채우는 ‘수장 냉각’을 검토 중이라고 도쿄신문이 이날 보도했다.

에다노 유키오(枝野幸男) 관방장관은 이날 오후 기자회견에서 “식품위생법의 잠정기준을 초과하는 방사성 물질이 검출되는 경우 벼농사를 제한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일본이 바다에 방사성 물질 저농도 오염수를 내보내기 3일 전에 미국 측으로부터 “방출을 인정한다”는 동의를 받았다고 도쿄신문이 8일 일본 정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에 따라 한국, 중국, 러시아 등의 반발이 더 커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쓰나미 당시 때 생긴 각종 쓰레기 더미가 1년 안에 태평양을 건너 하와이에 밀려들 것이라고 미 CNN이 하와이대학 연구팀의 자료를 인용해 보도했다.

한편 마쓰모토 다케아키 일본 외무상은 김황식 총리의 ‘일본이 무능하다’는 발언을 문제 삼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기자회견에서 “(한국) 국민이나 총리가 ‘일본 정부나 일본 자체가 무능하다’는 취지로 말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했다. 김 총리는 지난 7일 국회 본회의에서 한국 정부의 외교적 무능을 지적받자 “대한민국의 무능이 아니라 일본의 무능이라고 말하고 싶다”고 답변했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