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委 시작부터 파열음
입력 2011-04-08 19:00
내년 적용될 최저임금을 결정하는 최저임금위원회가 첫 논의부터 파행으로 치달았다. 8일 서울 서초동 팔래스호텔에서 열린 최저임금위에서 노동계는 “위원장 선출에 고용노동부가 부당하게 개입하고 있다”며 회의 참여를 거부했다.
차기 위원장으로 박준성 성신여대 교수가 거론되는 것이 재계에 유리한 결과를 이끌어내기 위한 고용부의 언론 플레이라는 반발이다. 양대 노총은 “박 교수는 이채필 고용부 차관과 동문 사이로 ‘영포라인’이며 공정성과 중립성 등 자질도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다. 노동계는 박 교수가 지난 2월 고용부의 용역을 받아 작성한 ‘최저임금 국제비교의 문제점’ 보고서를 지적했다. 보고서는 한국의 최저임금 수준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21개 회원국 중 6번째로 높은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노동계는 이 연구에 대해 “최저임금을 인상하지 못하게 하려는 재계의 의도를 반영했다”며 반발하고 있다. 기존 OECD 보고에 따르면 2008년 한국의 전일 근로자 평균임금 대비 최저임금 비율은 OECD 회원 21개국 가운데 17위, 중위임금 대비 최저임금의 비율은 18위다.
결국 노동계의 주장은 최저임금을 논의하는 위원회의 수장에 현 최저임금 수준이 낮지 않다고 생각하는 인사를 앉히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것으로 요약된다. 이에 대해 고용부는 “내정설은 근거 없는 주장이며 자질에 대해서는 위원들이 판단할 문제”라고 해명했다. 박 교수는 본보와의 통화에서 “이 차관과 대학 동문인 것은 맞지만 영포회는 전혀 사실무근”이라고 말했다. 박 교수는 경북 군위 출신이다.
내년 최저임금위 심의·의결 시한은 오는 6월 29일이다. 고용부 장관은 위원회 심의 결과를 토대로 8월 5일 최저임금을 최종 결정·고시한다. 올해 최저임금은 시급 4320원(주 40시간 기준 월 90만2880원)이다.
선정수 기자 js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