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고생, 전공따로 진학따로… 2011년 어문계열 선택 30% 불과 설립취지 무색
입력 2011-04-08 19:00
2011학년도에도 외국어고 졸업생들이 대학 진학에서 전공인 어문계열을 선택한 비율이 30%대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민주당 김춘진 의원실이 교육과학기술부로부터 제출받은 ‘2011학년도 전국 외고 대학진학 현황’에 따르면 전국 29개 외고를 졸업한 진학자 6753명 중 2101명(31%)만이 어문계열에 진학했다. 나머지 69%는 사회계열 2147명(31.8%), 이공계열 760명(11.2%) 등 비어문계열로 진학했다. 올해 대학에 진학하지 않은 학생과 해외 대학 진학자까지 포함한 전체 졸업자(8191명)로 계산하면 어문계열 진학비율은 더 떨어진다.
특히 서울 지역 주요 외고들의 어문계열 진학률이 낮았다. 대원외고는 올해 진학자 290명 중 어문계열 진학이 61명(21.0%), 대일외고는 277명 중 68명(24.5%). 서울외고는 277명 중 67명(24.1%)에 그쳤다. 경기도 안양외고의 경우 진학자 440명 중 어문계열은 52명(11.8%)에 불과한 반면 이공계열 진학자가 195명(44.3%)이나 됐다.
외고생은 고교에 진학해 영어 중국어 일어 등 전공을 선택해 수업을 듣지만 대학은 고등학교 때 배운 것과 관계없는 전공으로 가는 것이다. 특히 일부 외고가 자연계반을 편법 운영하면서 설립 취지는 더욱 퇴색하고 있다. 교과부는 이 같은 진학비율에 문제가 있다는 점은 의식하면서도 학생의 대학 전공 선택을 강요할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임성수 기자 joyls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