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팝의 전설’ 퀸시 존스 첫 방한 “난 칭찬에 인색… But 한국 뮤지션 정말 최고!”

입력 2011-04-08 21:28


“중국과 일본보다 이번에 한국에서 만났던 아티스트들이 최고였던 것 같습니다.”

대중음악계 거장이자 프로듀서 퀸시 존스(78)는 8일 “한국 뮤지션들은 음악의 본질을 이해하고 열정이 있어 감동을 받았다”며 첫 방한 소감을 이렇게 밝혔다. 서울 상암동 CJ E&M센터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만난 그는 “50년 동안 한국에 오고 싶었지만 기회가 없었다”며 “한국은 창의성이 충만한, 정말 대단한 나라”라고 말했다.

퀸시 존스의 이번 방한은 지난 2월 LA에서 이뤄진 이미경 CJ E&M 부회장과의 만남이 계기가 됐다. 지난 4일 입국한 그는 아시아에서 불고 있는 한국 대중가요 열풍을 살피기 위해 가수 보아 타이거JK, 작곡가 김형석 정원영, 뮤지컬 음악감독 박칼린, YG엔터테인먼트 소속 뮤지션 등과 만남을 가졌다. 판소리와 사물놀이 공연 등도 관람했다.

그는 우리나라의 대중음악이 언젠가 미국 시장에서도 성공할 것으로 자신했다. 퀸시 존스는 “내가 칭찬에는 인색한 편이지만 성공 가능성이 굉장히 높다”며 “한국은 혼이 느껴지는 음악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 시장에서 성공하려면 어느 나라에서 왔는가는 중요하지 않다”며 “홍보를 통해 노출을 많이 하는 것이 우선 중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퀸시 존스는 지금까지 그래미상에 79차례 노미네이트 됐고, 27개의 상을 휩쓸었다. 명실상부한 팝의 전설인 셈이다. 1933년 미국 시카고에서 태어난 그는 레이 찰스와 밴드를 결성해 활동했고 50년대에는 듀크 엘링턴 등 유명 재즈 아티스트의 앨범 작업에 참여했다. 이후 팝으로 전향해 역대 최고 베스트셀러 음반인 마이클 잭슨의 ‘스릴러(Thriller·1982), 전 세계 유명 아티스트들이 대거 참여한 자선 음반 ‘위 아 더 월드’(We Are the World·1985) 등을 만들었다.

평생에 걸쳐 방대한 음악작업을 쉬지 않고 해올 수 있었던 원동력을 물었다. 그는 “오래 전에 저에게도 스승이 있었는데 ‘너 자신을 능가하는 음악은 만들 수 없다’는 말을 들은 적 있다”며 “음악에 대한 영감은 나의 삶, 그 자체에서 나오는 것”이라고 말했다.

함께 작업한 유명 뮤지션 중 가장 인상 깊은 음악인을 묻는 질문에는 “레이 찰스, 프랭크 시나트라, 마이클 잭슨 등 다들 너무도 위대해서 특별히 한 명을 꼽을 수는 없다”며 말을 아꼈다. 음악 인생에서 최고 전성기를 물었을 때는 “내일”이라고 말해 박수를 받았다.

박지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