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 데이트] 세계적인 피부전문의 지암 요그 친 박사

입력 2011-04-08 17:30


햇살이 반갑다. 늦추위까지 더해져 유난히 길었던 겨울을 보내고 맞은 봄인 만큼 얼굴 가득 햇살을 담고 싶을 정도. 하지만 마음뿐. 요즘 감히 맨얼굴로 해바라기에 나서는 이들은 거의 없다. 자외선의 무서움을 잘 알고 있기 때문. 지울 수 없는 흔적을 남기는 햇볕과의 전쟁이 시작된 때 마침 국제적인 피부전문의가 방한했다. 싱가포르 국립피부센터 피부과 시니어컨설턴트이며 싱가포르 국립대학교 교수로 128개 전문지에 기고하고 있는 피부전문가 지암 요그 친(63) 박사가 그 주인공. 서울 태평로 2가 서울플라자 호텔서 7일 열린 존슨즈베이비 데일리 썬 로션 출시 기념 콘퍼런스에 참석하기 위해 내한한 그를 만났다.

“자외선에 손상된 피부세포는 영원히 회복되지 않습니다. 건강과 아름다운 피부를 원한다면 영유아 때부터 자외선차단제를 발라야 합니다.”

친 박사는 2009년 싱가포르 거주 중국계 유아 및 청소년(3∼18세) 187명과 엄마 114명을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 자외선이 피부에 남기는 손상은 3∼6세에 처음 눈에 띄기 시작해 청소년기를 지나 성인이 될 때까지 지속적으로 축적되는 것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그는 유아기 때 자외선에 무방비로 노출됐다면 25세 이후 자외선차단제를 사용하고 자외선을 적게 쫴도 어릴 때 축적된 피부손상 때문에 광화학적 노화가 빠른 속도로 진행된다고 경고했다.

“피부가 여린 유아들은 이산화티타늄 산화아연 등 피부에 흡수가 되지 않으면서 자외선을 차단해주는 원료로 만든 유아전용 제품을 발라야 합니다.”

산화아연 등이 물리적으로 막을 형성해 자외선을 차단해줘 안전하지만 성인용 자외선차단제에 잘 쓰이지 않는 것은 발랐을 때 피부에 허옇게 남는 백탁현상이 강하기 때문. 최근에는 입자를 잘게 쪼개는 기술이 발달하면서 백탁현상이 거의 나타나지 않고 있다. 친 박사는 “야외활동이 아니라면 유아는 물론 어른들도 SPF 15∼30, PA+자외선차단제를 3시간마다 덧바르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조언했다. 그는 또 “요즘 자외선 차단효과가 12시간 지속된다는 제품 광고가 나오는데, 실험실에선 효과가 그만큼 지속되지만 일상에선 어렵다”고 지적했다.

“부모들이 어려서부터 아이들에게 자외선차단제를 발라 줘 습관이 되도록 이끌어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남매를 둔 친 박사는 자신도 자녀들이 어렸을 때는 바닷가에 나갈 때만 자외선차단제를 발라줬다면서 진작에 이런 실험이 진행됐다면 평상시에도 발라 줬을 것이라며 아쉬워했다.

친 박사는 피부건강을 위해선 고른 영양섭취, 충분한 수면 등 여러 가지를 지켜야 하지만 그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은 자외선차단제를 바르는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나이에 따른 피부 노화보다 자외선 때문에 피부가 늙는 광노화의 강도가 더 심하기 때문이라는 것이 그의 설명. 또 만성적으로 태양광선에 노출되면 피부암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도 자외선차단제 사용은 필수라고 했다.

김혜림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