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설교] 때가 아니라도 열매 맺는 나무

입력 2011-04-08 18:57


마가복음 11장 12~14절, 20~24절

본문에는 잘 이해되지 않는 사건이 소개되고 있습니다. 예수님께서 시장하셔서 한 무화과나무에 가셔서 열매를 구하셨는데, 그 나무에 열매가 없었습니다. 열매 맺을 때가 아니었기 때문이었습니다(13절). 그런데 전혀 문제되지 않을 상황에서 예수님은 납득하기 어려운 태도를 보이십니다. “이제부터 영원토록 사람이 네게서 열매를 따먹지 못하리라.” 이 저주의 선언으로 나무는 뿌리로부터 말라버리게 됩니다.

그 상황을 이해하기 힘들었던 제자들은 예수님께 그 이유를 묻습니다. 그러나 이에 대한 예수님의 대답은 일견 핀트가 안 맞아 보입니다. “하나님을 믿으라. 이 산더러 들리어 바다에 던져지라 하고 믿고 의심하지 않으면 그대로 된다. 무엇이든지 기도하고 구하는 것은 받은 줄로 믿으라. 그리하면 그대로 된다”(22∼23절).

그런데 난해해 보이는 이 사건의 교훈은 바로 답변에 열쇠가 있습니다. 잘 생각해 보면 계절을 넘어서 열매 맺는 일과 산을 들어 바다에 옮기는 일의 본질은 같습니다. 둘 다 불가능합니다. 다만 하나님의 능력으로만 가능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주님은 “하나님을 믿으라”고 말씀하시는 것입니다. 참 믿음은 산을 옮기고, 때가 아니라도 열매 맺는 일을 가능하게 합니다. 믿음의 사람은 그런 삶을 살 수 있습니다. 주님은 그런 삶을 우리에게 요구하십니다. 그리고 그런 삶을 살지 않는 사람은 주님께 합당치 않습니다.

사실 우리는 핑계를 많이 댑니다. 안 되는 것은 안 되는 것이고, 못하는 것은 못하는 것이라는 생각들입니다. 심지어 신앙적인 일까지도 그러합니다. 생명력 있고 건강한 교회를 이루지 못하는 현실에 대해 나름대로의 이유를 붙이고 그 합리화 속에 안주해 버립니다. 지금 시대가 그렇다고 변명하고, 상황이 나빠 어쩔 수 없다고 말합니다. 스스로 하나님의 초자연적인 개입을 막는 일입니다. 심지어는 하나님의 기적을 체험하지 못하는 그의 현실을 정당화하기 위해 이제 성령의 시대는 끝났다고 선언하는 이들까지 생겼습니다. 나의 불신앙과 무능함을 하나님께 전가시키는 이 사고는 하나님의 역사를 스스로 제한합니다. ‘때가 아니라 열매를 맺을 수 없다’는 불신앙적인 항변은 우리로 하여금 주님의 능력을 맛볼 수 없게 합니다. 이에 주님은 영원토록 열매 맺지 못하게 하시는 진노로 경고하십니다.

우리는 전능하신 하나님의 능력 안에서 불가능한 일들을 할 수 있습니다. 열매의 때가 아니라도 열매를 맺을 수 있습니다. 생각이 바뀌어야 합니다. 주님의 능력으로 가능하다는 생각, 주님이 일하신다는 믿음은 겨울에도 열매가 맺게 하고 산도 움직일 수 있습니다.

이런 믿음은 절박한 기도를 통해서만 가능합니다. 그래서 주님은 이 교훈을 매듭지으시면서 24절로부터 기도란 무엇인지, 그리고 올바른 기도란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인지에 대해서 말씀하십니다. 그렇습니다. 우리는 더 기도해야 합니다. 절박하게 기도해야 합니다. 주님의 영광을 위한 일이라면 산도 옮길 수 있는 믿음을 얻기 위해, 아무리 상황이 혹독해도 열매 맺을 수 있는 믿음이 있는 사람이 되기 위해 기도해야 합니다. 실로 우리는 신앙생활이 쉽지 않은 세상에 살고 있지만, 믿음의 기도를 통해 세상을 이기고 풍성한 열매 맺는 삶을 살 수 있기를 바랍니다.

송창원 목사(소망세광성결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