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국방 "이라크 원하면 미군 주둔 연장"

입력 2011-04-08 01:30

로버트 게이츠 미국 국방장관은 7일 이라크 정부가 원할 경우 미군 주둔 기간을 연장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게이츠 장관은 이라크 바그다드를 방문해 “이라크 정부가 원한다면 미군은 당초 철군 기한인 올해 12월 31일을 넘겨 이라크에 더 주둔할 수 있다”며 “다만 준비가 필요하기 때문에 이라크 정부가 미군 주둔 연장을 원한다면 매우 빨리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로이드 오스틴 이라크 주둔 미군 사령관도 “이라크도 미군 주둔 연장을 원하고 있지만 아직 공식적인 요청은 받지 못했다”며 “미군이 당초 예정대로 연말까지 철군하면 이라크는 더욱 악화된 치안 환경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라크 주둔 미군은 2003년 이라크전 발발 이후 한때 17만명에 이르렀지만 지난해 8월 전투병력을 모두 철수시켜 현재는 교육 및 지원 병력 4만700명만 남아있다. 미국은 2008년 12월 체결된 미·이라크 안보협정에 따라 올 연말까지는 잔여 병력도 모두 철수한다는 방침이었다.

게이츠 장관은 중동 시위사태와 관련해선 “이란과 알카에다가 아랍권의 불안정한 상황을 악용하려 할 것”이라며 “이란을 포함한 극단주의 세력이 이번 사태를 이용할 가능성이 있는 시기에 있는 만큼 예의주시해야 한다”고 우려했다. 또 이란이 바레인의 반정부 시위를 이용하려 한 증거를 이미 확보했다고 주장했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