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이스트 “징벌적 수업료 조정”… 학생 또 자살 2011년 4번째

입력 2011-04-07 22:05

학생들의 잇단 자살로 논란이 됐던 카이스트(KAIST·한국과학기술원)의 ‘징벌적 수업료’ 제도가 대폭 조정된다. 서남표 카이스트 총장은 7일 오후 기자회견을 갖고 “2007학년도 학부 신입생부터 적용돼온 ‘징벌적 수업료’ 제도를 다음 학기부터 조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카이스트는 이날 한국과학영재고 출신의 학생이 휴학한 지 하루 만에 또 스스로 목숨을 끊자 이 같은 방침을 내놨다. 이날 오후 1시20분쯤 인천 만수동 한 아파트 앞 주차장 입구 바닥에서 이 학교 수리과학과 2학년 휴학생 박모(19)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이 아파트는 관교동 박씨 부모의 집으로부터 3㎞가량 떨어진 곳으로, 박씨가 어린 시절 살던 곳이다.

박씨를 처음 발견한 요구르트 배달원 박모(42·여)씨는 경찰에서 “요구르트를 배달하러 갔는데 아파트 현관 앞에 누군가 머리가 심하게 훼손돼 피를 많이 흘린 채 쓰러져 있어 신고했다”고 말했다.

박씨는 6일 우울증 진단서와 함께 학교에 휴학신청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박씨가 낮 12시30분쯤 아파트 승강기를 타고 최상층인 21층으로 올라가는 모습이 CCTV에 찍혔으며 아파트 21층 복도 계단에서 박씨의 상의, 지갑, 우산이 발견됐다.

이에 따라 경찰은 박씨가 아파트 옥상에서 스스로 뛰어내려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부모가 경찰에 와서 조사를 받았고, 이후 박씨의 어머니는 실신해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며 “아까운 학생이 숨져 안타깝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1월 전문계고 출신인 ‘로봇 영재’ A씨(19)가 숨진 것을 시작으로 과학고 출신 2명에 이어 영재학교 출신 학생 등 올해 들어서만 카이스트 학생 4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인천=정창교 기자 jcgy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