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 때문에… 2011년 성장률 4%대 초반 그칠 것”
입력 2011-04-07 18:35
올해 4% 안팎까지 물가가 상승하면서 성장 활력을 잠식,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이 4%대 초반에 그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올해 ‘5% 성장, 3% 물가’를 공언했던 정부도 목표치를 수정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LG경제연구원 이근태 연구위원은 7일 ‘2011년 경제전망’ 보고서에서 우리나라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상반기 3.6%, 하반기 4.6%로 연간 4.1%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 연구위원은 “우리나라의 물가 상승률이 주요국에 비해 더 높았던 데다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충격이 상대적으로 컸다”며 “이 때문에 국내 경제성장률이 세계경제와 비슷한 수준인 연간 4% 초반으로 둔화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높은 인플레이션 압력으로 지난해에 비해 경제성장 활력이 둔화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제조업은 하반기 접어들면서 다시 살아나겠지만 내수가 활력을 찾기 힘들 것이라는 분석도 내놨다. 이 연구위원은 “고유가, 식료품 가격 상승이 실질 구매력을 약화시켜 내구재 등 소비와 통신·문화서비스 등이 부정적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소비자물가와 관련해선 “원자재 가격 불안이 줄어들면서 2분기 이후 상승률이 완만하게 낮아지겠지만 연간 4% 가까운 상승세는 유지될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도 성장률과 물가 목표치 수정이 불가피한 것으로 보고 있다. 기획재정부 고위관계자는 “여건이 많이 달라졌다”면서 “물가도 당초 예상했던 것보다 더 힘들지 않느냐. (지난해 내놨던 경제전망을) 그대로 가기 힘들다는 인식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재정부는 이날 발간한 ‘최근 경제동향’에서도 “소비와 생산, 투자 증가세가 둔화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거시경제정책을 유연하게 운용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중동 사태와 일본 원전 방사능 유출 사태 등이 대외 불확실성이 남아 있는 만큼 추이를 좀 더 지켜봐서 전망치를 수정한다는 입장이다.
정부 관계자는 “어느 정도 불확실성이 해소돼야 이후 상황을 전망할 수 있지 않겠느냐”면서 “언제 어느 정도나 (목표치를) 수정할지는 좀 더 기다려 달라”고 말했다.
조민영 기자 my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