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 대출 800조 넘었다… 정부 “부실화 조짐” 대책마련 착수

입력 2011-04-07 18:34

올해 1분기 주택담보대출 증가액이 8조원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택담보대출 증가세가 좀처럼 꺾이지 않아 가계대출 규모가 3월 말 현재 800조원을 넘어설 것이 확실시된다.

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1분기 예금취급기관의 주택담보대출이 7조9000억여원 늘어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비수기인 1월의 주택담보대출 증가액은 1조8000억원에 그쳤지만, 2월에 2조7000억원으로 늘었고, 이사철인 3월에는 3조4000억원으로 더 불어났다. 이번 1분기의 주택담보대출 증가 규모는 전년 동기(6조8000억원)에 비해 16.2% 늘어난 수준. 이에 따라 지난해 말 기준으로 795조3759억원이었던 가계대출 규모가 사실상 800조원을 돌파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에 비해 올 1분기의 주택담보대출 증가액이 늘어난 것은 부동산 경기가 조금씩 회생 조짐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연초는 비수기여서 통상 주택거래가 줄지만 예년에 비해서는 확실히 거래가 늘었다”며 “부동산 경기가 살아나면서 주택담보대출 규모도 늘어난 것 같다”고 말했다.

가계대출 규모가 800조원대로 늘어나면서 정부의 대책 마련도 속도를 낼 전망이다. 이날 권혁세 신임 금감원장도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에서 가계부채 문제를 걱정했다.

그는 “우리나라 가계대출은 기본적으로 건전성과 손실흡수 능력이 양호한 수준이지만, 최근 크게 증가해 잠재적인 위험이 우려된다”면서 “주택담보대출의 변동금리부 대출 비중(86%)이나 단기 일시상환형 비중(41%)이 특히 높아 향후 금리 상승기조가 지속될 경우 부실화로 이어질 소지가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조만간 서민금융 기반강화 방안을 발표한 후 가계부채 축소를 위한 대책도 발표할 방침으로 알려졌다.

백민정 기자 min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