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포커스] 삼성전자 실적 부진 왜?… ‘애플 파워’ 2분기 회복 만만찮다
입력 2011-04-07 18:23
삼성전자의 지난 1분기 영업이익이 2009년 2분기 이후 가장 적은 3조원 밑으로 떨어진 것으로 7일 잠정 집계됐다. 예상대로였지만 결과가 나오자 시장은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1분기 실적부진의 가장 큰 요인은 반도체 부문의 선방에도 불구하고 LCD 부문이 적자를 기록하고 휴대전화 판매가 부진했기 때문이다. LCD 패널 고정거래가격은 2분기에 반등할 것이라는 전망과 달리 14개월째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삼성전자는 LCD 부문에서만 1000억∼2000억원가량 적자를 기록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전 분기 1조440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던 휴대전화 부문도 1조1000억∼1조3000억원으로 이익이 감소했을 것으로 보인다. 갤럭시탭과 갤럭시S의 판매 부진 여파다.
문제는 2분기다. 삼성전자는 2분기부터 반도체 및 LCD 가격 안정화에 따른 이익 회복, 스마트폰 신제품 출시에 따른 판매 증대 효과 등이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시장분석가들도 대체적으로 이 같은 전망에 동의하고 있다. 남태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2분기 메모리시장 호전, 갤럭시S2와 갤럭시탭 신제품 출시로 실적 모멘텀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부정적인 전망도 만만치 않다. 휴대전화 부문에서 최대 경쟁사인 애플이 파격적인 가격 정책으로 삼성전자를 압박하고 있는 가운데 LG전자나 모토로라 등의 추격도 거세다. TV부문도 고민거리다. 경기가 쉽게 살아나지 않으면서 수요에 비해 공급 과잉 현상이 빚어지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확실하게 믿을 수 있는 것은 반도체밖에 없는 셈이라 올해 삼성전자의 목표인 연간 영업이익 20조원 달성이 어렵지 않겠느냐”며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가 지난해 달성한 영업이익 17조원을 넘길 수 있을지조차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일부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가 잠정 실적 공시를 통해 발표한 1분기 영업이익은 2조9000억원이었다. 지난해 1분기(4조4100억원)보다 34.2%, 지난해 4분기(3조100억원)보다 3.7% 줄어든 것이다.
매출은 37조원으로 지난해 1분기(34조6400억원)보다는 6.8% 늘었지만 지난해 4분기(41조8700억원)에 비해 11.6% 감소했다. 삼성전자는 이달 말 1분기 실적 확정치를 발표한다. 삼성전자의 주가는 전날 실적 쇼크 우려에 2.33% 떨어진 데 이어 이날도 1.52% 내린 90만9000원을 기록했다.
맹경환 기자 khmae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