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대지진/방사능 공포] “수소 폭발 막아라!” 1호기에 질소 주입

입력 2011-04-07 18:59

일본 후쿠시마(福島) 제1원자력발전소 1호기에 7일 새벽부터 질소가 주입되기 시작했다. 수소 폭발을 막기 위한 고육책이다. 하지만 방사성 물질 유출 위험을 안고 있다. 원전 주변 토양과 농산물에선 ‘죽음의 재’로 불리는 세슘이 잇따라 검출되고 있다.

◇폭발 대신 소량 유출 선택=이날부터 6일 동안 1호기 격납용기에 투입되는 질소는 모두 6000㎥다. 격납용기의 용적과 맞먹는 양이다. 불활성 기체인 질소를 집어넣어 수소를 밀어내겠다는 계산이다. 격납용기 내 수소 비율은 1.5% 정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연료봉의 70%가 손상되면서 수소가 대량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수소 비율이 4%, 산소가 5%를 넘을 경우 수소 폭발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1호기는 대지진 발생 다음날인 지난달 12일 수소 폭발이 발생해 지붕이 날아갔다.

그러나 1호기 격납용기의 압력이 저하되고 있는 점으로 미뤄 질소 투입 시 격납용기의 손상된 틈을 통해 방사성 물질을 포함한 수소가 수증기 형태로 빠져나갈 공산이 높다. 도쿄전력 측은 “방사성 물질이 샐 가능성이 있지만 더 큰 사고를 막기 위해서 필요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도쿄전력은 1호기의 성과를 지켜본 뒤 2·3호기에도 질소를 투입한다는 방침이다.

◇‘죽음의 재’ 세슘 확산=후쿠시마 제1원전에서 40㎞ 떨어진 이다테(飯館) 마을에서 토양 ㎏당 1만5031베크렐(Bq)의 세슘이 검출됐다. 후쿠시마현이 지난달 31일부터 지난 1일까지 현내 70곳의 농지를 조사한 결과 이다테 마을 외에도 9곳에서 통상 농도의 30∼100배나 되는 세슘이 검출됐다. 방사성 물질이 토양에 축적되기 시작했음을 의미한다.

이다테 마을에선 지난달 26일 잡초에서 ㎏당 역대 최고치인 287만㏃의 세슘이 검출된 적이 있다.

오스트리아 빈에 있는 유엔 방사능영향과학위원회(UNSCEAR)는 “일본 원전 사고는 1979년 미국의 스리마일 아일랜드 사고와 원자로가 용해된 1986년 체르노빌 사고의 중간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