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비아 공습] 리비아 정부-반군 ‘유전 확보’ 공방 가열

입력 2011-04-08 01:30

리비아 반정부 세력의 자금줄로 기대됐던 동부 유전시설이 정부군의 집중 공격을 받은 후 생산이 중단됐다.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군도 리비아 정부가 장악하고 있는 최대 유전지대를 폭격, 유전을 둘러싼 양측의 공방이 뜨거워지고 있다.

◇유전 둘러싼 공방 가열=반정부 측 압델 하피드 고가 대변인은 6일(현지시간) “카다피군 공격으로 유전시설에 피해를 입어 당분간 석유 수입에 의존할 수 없을 것 같다”고 밝혔다. 정부군의 장갑차가 이틀 전부터 반군이 점유한 메슬라 유전을 집중 공격했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최근 카타르의 도움을 받아 토브루크항을 통해 석유 수출을 시작한 반군 정부는 석유 수입으로 전쟁비용을 충당하고 생필품을 조달할 계획이었다. 고가 대변인은 유전의 피해상황이 구체적으로 확인되지 않았지만 이전의 생산량인 하루 10만 배럴을 유지하기는 어렵게 됐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리비아 최대 유전지대인 시르테분지의 사리르 유전이 나토 소속 영국 전투기의 공격을 받았다고 리비아 정부가 이날 밝혔다.

칼레드 카임 리비아 외무차관은 “영국 전투기가 사리르 유전을 폭격해 유전 경비대원 3명이 숨지고 현장 직원들이 다쳤다”고 말했다.

◇나토 공습 재개…카다피 오바마에 서한=나토는 7일 리비아 수도 트리폴리 남서쪽 외곽 지역의 공습을 재개했다. AFP통신은 목격자들을 인용, 트리폴리 상공을 지나는 전투기들이 목격된 뒤 트리폴리 남서쪽 살라딘 지역에서 3차례 폭발음이 들렸다고 전했다.

그러나 반군 측은 나토 전투기들이 동부의 석유수출항 브레가 외곽에 있던 반군 소속 탱크와 차량을 오폭하는 바람에 최소한 10명이 숨졌다고 주장했다. 일주일 새 두번째다.

나토의 공습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무아마르 카다피 국가원수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에게 친필 편지를 보내 나토 주도의 공습 중단을 직접 호소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6일 보도했다. 카다피가 오바마에게 서한을 전달한 것은 나토의 리비아 공습 직전인 지난달 19일에 이어 두 번째다. 카다피는 장황한 내용의 3쪽짜리 편지를 통해 나토의 공습을 ‘작은 개발도상국에 대한 부당한 전쟁’이라고 규정하면서 공습 중단을 요청했다.

그러나 제이 카니 백악관 대변인은 “말보다는 행동으로 판단한다는 것이 오바마 대통령의 입장”이라고 밝혔다.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은 “카다피는 자신이 뭘 해야 할지를 알 것”이라며 “전쟁을 중단하고 무력으로 장악한 지역에서 군대를 즉각 철수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승주 기자 sj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