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트디부아르 사태 다시 난항… 그바그보 “퇴진 안한다” 막판 버티기

입력 2011-04-07 21:29

알라산 와타라 대통령 당선자의 승리로 마무리될 조짐을 보였던 코트디부아르 사태가 로랑 그바그보 현 대통령의 막판 버티기로 난항을 거듭하고 있다. 협상 타결이 지연되는 가운데 프랑스군이 그바그보 측 무장세력에 의해 억류됐던 일본대사를 구출했다고 로이터통신이 7일 보도했다.

◇일본대사, 프랑스 군기지로 피신=6일 오전 코트디부아르 최대도시 아비장의 일본 대사관저에 그바그보 대통령을 지지하는 무장세력이 급습, 대사와 직원 12명을 억류했다. 일본 대사관저는 그바그보가 지하벙커에 은신 중인 대통령 관저와 가까운 곳에 위치하고 있다. 무장세력은 대사관저를 로켓포발사 지점으로 사용하기 위해 침입했으며 외부를 향해 기관총과 로켓을 발사한 뒤 관저를 떠났다.

프랑스군은 유엔 요청에 따라 헬리콥터를 이용해 이들을 아비장 내 군기지로 대피시켰다. 오카무라 요시푸미 대사는 “우리가 갇혀있는 동안 그들이 어디를 향해 발포했는지는 정확치 않다”며 “경호원과 정원사 등 4명이 사라졌고, 관저에 핏자국이 가득한 것으로 볼 때 살해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바그보, 막판 저항 계속=지하벙커에 고립된 채 항복 의사를 표명했던 그바그보가 하야를 거부하며 버티기를 계속하자, 와타라 측은 재차 대통령 관저 공격에 나서고 있다.

와타라 측 대변인은 “코트디부아르 유혈 사태를 끝내기 위해 대통령 관저를 공격했으나 중화기 반격에 후퇴했다”며 “계속 공격을 감행해 그바그보를 생포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 유엔 소식통도 “그바그보 측의 비타협적 태도로 인해 전날 몇 시간 동안 계속됐던 협상이 결렬됐다”면서 “그가 퇴진을 거부한 상황이어서 다시 협상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고 전했다.

그바그보의 막판 버티기는 안전한 퇴로 확보를 위한 시간 벌기 전략인 것으로 보인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그바그보는 사태 종결 후에도 코트디부아르에 머무르길 원하지만 와타라는 그의 추방을 원한다”며 “자신의 주장을 관철시키기 위해 시간을 끄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알렝 쥐페 프랑스 외무장관은 “그바그보의 안전한 탈출 경로와 거주지 결정 문제가 마지막 협상 과제”라고 말했다. 그바그보의 망명 장소로는 남아프리카공화국, 토고, 앙골라 등이 거론되고 있다.

양지선 기자 dybs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