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위기’ 포르투갈, 결국 구제금융 신청… 금융권, 이웃 스페인 전이 촉각
입력 2011-04-07 22:06
재정위기를 겪어오던 포르투갈이 결국 구제금융을 신청키로 했다. 이에 따라 유럽 재정위기에 대한 국제 금융시장의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당장 다음 ‘주자’로 지목돼 온 스페인의 구제금융 신청 여부에 벌써 이목이 쏠리는 분위기다.
주제 소크라테스 포르투갈 총리는 6일 국영TV에 나와 “부채가 많고 국제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하는 데 어려움이 있어 유럽연합(EU)에 구제금융을 신청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17개 유로존 국가 중 그리스, 아일랜드에 이어 세 번째다. 포르투갈 정부가 요청할 구제금융 규모는 750억 유로 안팎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라인홀트 로파트카 오스트리아 재무 차관은 “포르투갈 정부가 750억 유로의 구제금융을 요청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단 국제 금융시장은 포르투갈의 구제금융 신청 소식에 큰 동요 없이 안정된 흐름을 나타냈다. 최근 포르투갈의 국채10년물 금리가 8.8%까지 치솟는 등 구제금융 신청이 어차피 ‘시간문제’였던 만큼 시장이 이를 불확실성 해소로 받아들인 것. 유로화가 6일 유럽중앙은행(ECB)의 금리 인상 가능성이 대두되면서 달러화에 비해 1년2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고, 뉴욕 증시도 별다른 영향 없이 상승세로 마감했다.
7일 아시아 증시도 한국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상승세로 마감했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와 일본 닛케이지수는 각각 0.22%, 0.07% 올랐다.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4.57포인트(0.21%) 내린 2122.14로 장을 마쳤지만, 최근 단기 급등에 대한 경계심리 탓에 소폭 하락한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전문가들은 포르투갈보다 재정위기가 스페인으로 전이될지가 관건이라고 지적한다. 스페인이 구제금융을 신청하면 지난해 5월 그리스 재정위기에 맞먹는 2차 ‘유로존 재정위기’가 본격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현대증권 이상재 경제분석부장은 “스페인이 구제금융을 신청하게 될 경우 포르투갈보다 4배 많은 3000억 유로가 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며 “스페인의 국채금리 흐름이 중요한 변수가 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6일 현재 스페인의 국채10년물 금리는 5.23%로, 독일 국채와 금리차가 2%포인트 미만으로 안정적이다. 스페인 CDS 프리미엄도 연초보다 낮아지는 등 경제 지표들이 호전되고 있어 스페인으로 위기가 확산될 가능성이 낮다는 의견도 나온다.
대우증권 고유선 연구위원은 “스페인의 국가총생산(GDP) 대비 정부부채가 심각한 상황은 아니고, 금융기관의 적자도 줄고 있어 당분간 스페인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오르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승주 백민정 기자 sj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