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대형공사 줄줄이 중단 도심 흉물로

입력 2011-04-07 17:59


달동 GS 센트럴자이 2년 넘게 방치 지역상권 슬럼화

삼산동 화상경마장·성원 상떼빌도 도시 미관 해쳐


“공사가 중단된 건물 때문에 피해를 보고 있지만 어디에 호소하거나 보상받을 길이 없어 답답해 죽겠습니다.”

울산시 중심 상권 중 하나인 달동에서 편의점을 하고 있는 상인 김모(54)씨는 주상복합건물인 ‘GS 센트럴자이’ 공사가 중단된 이후 매출이 급감했다며 7일 고충을 호소했다. 예전에는 하루 매출이 100만∼150만원이었으나 최근에는 수익을 내기는커녕 월 임대료조차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라고 했다.

GS건설이 2008년 12월 말 분양률이 저조하다며 공사를 중단하면서 지역 상권이 슬럼화됐다는게 김씨의 주장이다.

기초 골조 공사만 끝내고 중단된 사업부지 8만3394㎡는 흉물스러웠다. 2년 넘게 방치되면서 인근 대형식당 3∼4곳이 폐업하는 등 상권은 위축됐다. 과거 이곳은 대형식당 등 70여개 업소가 즐비한 대형 상권이었다. 지금은 건물 곳곳에 임대를 알리는 현수막이 내걸려 있다. 이 주상복합의 공사중단 유효 기간이 올해 5월 말이지만 시행사와 시공사측은 재연장을 검토중이어서 갈수록 상황이 악화될 전망이다.

삼산동에 짓다만 화상경마장 주변도 마찬가지다. 화상경마장은 10여년째 흉물로 방치돼 있다. 이 건물과 100m 거리에 2009년 준공 예정이었던 지상 32층의 2개 동에 188가구 규모의 주상복합건물 ‘성원 상떼빌’ 등이 도심의 미관을 해치고 있다.

상인들은 자금난을 겪거나 분양률이 저조하면 일단 공사를 중단하는 대기업의 횡포가 빚어낸 결과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울산시에 따르면 2004∼2007년 울산에서 건축허가를 받은 27개의 주상복합 중 7개 사업장은 자체적으로 허가 취소했고 4곳은 중단됐다. 또 2곳은 착공이 되지 않았다.

14개 사업장에서 착공에 들어간 주상복합아파트의 경우도 입주율이 40%에 그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울산지역에는 대규모 아파트(주상복합) 신축공사가 줄줄이 중단되면서 이에 따른 각종 부작용이 속출하고 있으나 대책은 전무한 실정이다.

시와 구 등 행정 당국은 적절한 조치를 취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없다며 문제를 방치하고 있다.

한 시민은 “수요예측 조사도 없이 무더기로 허가를 내준 울산시의 탁상 행정으로 상인과 주민들이 피해를 입은 셈”이라고 말했다.

울산=글·사진 조원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