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대지진/방사능 공포] 日기상청 “호남·제주 방사성 물질 누적량, 규슈와 동일”

입력 2011-04-06 14:42


지난 4일부터 우리나라 호남지역(전라남북도)와 제주도에 누적된 방사성 물질의 양이 일본 규수(九州) 지방과 같을 수 있다는 예측이 나왔다.

일본 기상청이 지난 5일 홈페이지(www.jma.go.jp)를 통해 공개한 방사성 물질 확산 예측 자료에 따르면 후쿠시마 원전에서 1베크렐(Bq)의 방사성 요오드 131이 방출됐다는 가정 하에 4일 오후 3시부터 7일 오전 9시까지 방사성 물질의 누적량을 예측한 결과 호남지역과 제주도는 ㎡당 1000조분의 1Bq의 방사성 요오드 131이 검출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일본 남부 지역인 규슈에 누적되는 양과 동일한 수치다. 같은 가정 하에 서울을 제외한 우리나라 전역은 10경분의 1Bq의 방사성 요오드 131에 노출될 수 있다고 일본 기상청은 예측했다. 한반도 전역이 일본과 비슷한 수준의 방사성 물질에 노출될 수 있음이 일본 당국에 의해 확인된 것이다. 후쿠시마와 인접한 도쿄 등 일본 도호쿠(東北) 지역은 10조분의 1Bq이 예상됐다.

이 수치가 실제 방사성 물질 누적량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일본 기상청은 “이 결과는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기준에 따라 계산한 것”이라며 “가정에 근거한 것이어서 실제로 관측된 방사성 물질의 양이 반영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4일부터 7일까지 일본과 우리나라의 대기 흐름을 예상해 만든 수치인 만큼 실제 대기 흐름에 따라 더 많은 양의 방사성 물질이 한반도로 유입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일본은 원전 사고 이후 IAEA의 요청으로 방사성 물질 확산 예측도를 작성하고 있었으나 그동안 공개는 하지 않았다. 하지만 공개를 요구하는 자국 내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처음 예측치를 공개하고 나섰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