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그룹, 재무평가 대상서 제외… 37개 주채무계열서 빠져
입력 2011-04-06 18:51
지난해 채권단과 갈등을 빚으면서 재무구조 개선 약정 체결을 거부했던 현대그룹이 올해는 아예 주채무계열 선정을 통한 재무평가 대상에서 빠져 논란이 일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6일 주채무계열 대상 그룹을 37개로 선정하면서 현대그룹은 제외시켰다.
주채무계열(대기업그룹)은 금감원이 매년 선정하는 금융권 총 신용공여액의 0.1% 이상을 차지하는 그룹으로 이들의 재무 상태를 평가해 문제가 있을 경우 채권단과 약정을 맺도록 해 구조조정을 추진하고 있다.
문제는 현대그룹이 지난해 실적악화 등으로 재무상황이 악화돼 재무구조개선 약정 대상에 선정됐지만 이를 거부해오다 이번에 주채무계열에서 빠졌다는 점이다.
금감원 측은 현대그룹이 제외된 이유로 지난해 은행권 여신을 대거 상환된 점을 들고 있으나 어려울 때 채권단 도움을 받아놓고도 구조조정은 피해가는 사례가 된다는 점에서 논란의 소지가 있다. 채권단 내부에서는 이 때문에 지난해 재무구조 개선 약정 체결 대상이었던 그 효력을 지속시켜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날 주채무계열로 선정된 그룹 중 현대오일뱅크, 대우인터내셔널, 현대건설 등 3곳은 다른 그룹에 인수됐고, 현대와 애경은 빚이 감소해 주채무계열에서 제외됐다.
또 금호아시아나 계열에서 분리된 대우건설이 신규 선정됨에 따라 전체 주채무계열 수는 지난해 41개보다 4개 줄었다. 주채무계열 37개 그룹의 신용공여액 합계는 238조7000억원으로 금융권 총 신용공여액의 16.3%를 차지한다. 현대자동차와 삼성, 현대중공업, LG 등 상위 5개 그룹은 99조원으로 금융권 총 신용공여액의 6.8%로 집계됐다.
이동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