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대지진/방사능 공포] 기상청 ‘방사능 비’ 우려 일축

입력 2011-04-06 22:08

7일 전국에 방사능 비가 내릴 가능성이 제기됐지만 기상청은 우려할 만한 수준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네티즌들이 해외 기상청 자료를 거론하며 제기한 반론에도 “신뢰할 만한 정보가 아니다”고 일축했다.

기상청 김승배 대변인은 6일 교육과학기술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오전 6시 기상조건으로 후쿠시마 부근 기류를 예측한 결과 앞으로 72시간 동안 바람의 방향은 모두 태평양 쪽을 향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비가 내리더라도 방사성 물질의 농도는 극히 미미한 수준”이라고 밝혔다.

김 대변인은 이어 “독일 기상청에서도 지난 5일 기준으로 새로 예측한 방사능 확산 예상도를 6일 오전 발표했다”며 “방사성 물질은 도쿄 앞바다 쪽으로 내려오지만 7일부터는 다시 북동 태평양 방향으로 퍼져 나간다”고 설명했다.

기상청은 또 일본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한반도에 도달할 수 있다는 노르웨이 기상청의 지난 3일 분석에 대해 “고기압을 따라 바람이 시계방향으로 불어 우리나라에는 남서풍 형태의 바람이 불 수 있지만 기압이 동쪽으로 움직이고 있어 일본에서 오는 바람의 양은 극히 적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기상청은 독일과 노르웨이 시뮬레이션의 신뢰성도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김 대변인은 “방사능 유입 가능성은 사실이지만 독일과 노르웨이는 실제 노출 양을 체르노빌 사태로 가정해 양이 부풀려졌다”고 말했다. 대기 분석 격자도 국제 기준인 12㎞를 훨씬 초과한 100㎞이기 때문에 정확성이 떨어진다고 말했다. 분석 격자가 100㎞이면 해당 지역은 같은 형태의 기류 흐름을 보인다는 뜻이다.

그러나 기상청은 7일 일본에서 불어오는 바람과 지구를 한 바퀴 돌아 나온 편서풍, 중국에서 황사와 함께 온 방사성 물질이 한꺼번에 겹칠 가능성에 대해서는 “개연성이 있다”면서도 “양 자체는 극미한 수준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비가 오면 방사성 물질이 비에 붙어 농도가 조금 짙어지지만 인체에 해가 될 수준은 아니라고 조언했다. 비를 맞지 않는 게 가장 좋지만 비를 맞더라도 곧바로 깨끗한 물에 씻어내면 방사능에 피폭되지 않는다.

한편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KINS)은 지난 3일부터 계속해 전국 모든 측정소에서 방사성 요오드 131이 검출됐다고 밝혔다. 검출된 방사선량도 ㎥당 0.689∼1.80m㏃로, 농도 최고값이 지난 2일(0.555m㏃/㎥)에 비해 3배 이상으로 늘었다. KINS는 또 기류가 남쪽으로 돌아 한반도에 들어올 경우를 대비해 첫 통과 지역인 제주도에 대한 방사능 감시를 강화키로 했다.

전웅빈 기자 im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