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근·특근 밥먹 듯… 車부품업체 살인적 근로
입력 2011-04-06 21:22
우리나라 자동차 부품업체의 초과근로와 특근이 최근 수년간 크게 늘면서 근로시간이 전 산업 평균보다 30% 이상 긴 장시간 근로체제가 고착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노동연구원 배규식 선임연구위원이 최근 펴낸 ‘우리나라 노동시간 유연성의 활용’ 보고서에 따르면 자동차 부품업체의 연간 근로시간은 2006년 2597.9시간까지 줄었다가 2009년 2752.7시간으로 늘었다. 이는 2009년 기준 전 산업 평균 연간근로시간인 2074시간보다 32,7% 많은 것이다. 우리나라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연간 근로시간이 유일하게 2000시간을 넘는다.
배 위원은 전국금속노조가 산하 완성차 업체와 부품업체를 대상으로 2008년과 2010년 각각 실시한 노동시간 실태조사를 분석한 결과 “연장노동이 월별로 관행화, 고정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배 위원은 “일부 회사는 월 연장노동 시간이 117시간에 이를 정도”라고 덧붙였다.
보고서에 따르면 2010년 상반기 자동차부품회사의 연장노동은 17.6회, 월평균 39.4시간에 이른다. 여기에 토·일요일 근무인 특근이 월 52.9시간이다. 이를 합치면 월평균 초과근로시간은 92.3시간에 달한다. 2008년 장치·기계조작 및 조립공의 월 초과근로 43.25시간보다 49.05시간 많다.
배 위원은 “장시간 노동체제는 수요 과잉에는 잘 대응할 수 있으나 수요 감소 상황이 오면 매우 취약한 구조”라고 말했다. 장시간근로체제 하에서는 초과근로수당이 고정소득화하면서 가계지출 증가에 따라 노조가 임금교섭에서 경직된 입장을 고수하게 된다. 배 위원은 “노사 모두 장시간 근로체제에 의존하면 사측이 노조의 무리한 요구에 굴복함으로써 노사관계가 왜곡된다”고 지적했다.
임항 기자 hngl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