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에세이-삶의 풍경] 봄날 좌판

입력 2011-04-06 19:02


손을 뻗으면 봄바람이 잡힐 듯합니다. 해풍에 밀려온 봄바람이 구석구석을 따사롭게 만듭니다. 봄나물 따다가 좌판 벌인 어느 부부에게도, 플라스틱 마이크 잡고 판매에 열 올리는 화장품 홍보도우미에게도, 두 평 남짓한 박스의 구둣가게 아저씨에게도, 구역예배를 위해 창문 열어 집안 청소하는 집사님에게도 살랑입니다.

마치 바람은 천사의 지팡이 끝에서 나오는 숨결처럼 생명 있는 모든 것을 살립니다. 말씀이 육신이 되듯 바람이 생명이 됩니다. 시장통이 더없이 반가운 봄입니다.

글 전정희 기자·그림 강철기 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