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호 한기총 대표회장 직대 "한기총 해체론 우려"
입력 2011-04-06 12:06
[미션라이프] 김용호(사진)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대표회장 직무대행이 6일 한기총 산하 교단과 단체, 전현직 임직원 앞으로 편지를 보내고 향후 일정과 한기총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김 직무대행은 우선 공개적이고 공평한 사실 확인 절차를 위해 14일부터 5월 13일까지 다섯 번에 걸친 의견 수렴 과정을 가질 것이라고 밝혔다.
일정에 따르면 14일에는 본안소송 신청인측과 이광선 전 대표회장, 21일에는 피신청인측과 길자연 대표회장을 만나 의견을 청취한다. 29일에는 자문기관인 명예회장 회의를 열며, 다음달 6일에는 한기총 탈퇴, 해체 주장론 등 제3의 의견을 청취한다. 13일에는 한기총 구성원인 교단장 및 단체장 회의를 개최한다.
이 같은 계획은 지난달 31일 한기총 사무실에 첫 출근해 밝힌 것처럼 신청과 피신청인, 제3의 의견등 다양한 의견까지 듣겠다는 의지를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김 직무대행은 편지에서 직무수행의 원칙을 밝혔다. 그는 먼저 “고름이 살 되는 법은 없다”면서 “명예나 권세에 대한 탐심은 곧 우상숭배이고 우상숭배는 그 전염성으로 말미암아 분명하게 진멸시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믿음의 공동체 안에서는 지체가 범죄케 하거든 찍어버리라는 말씀대로 준행해야 한다”며 “그러나 소문만 가지고 정죄하거나 판단하지 말고 오직 자세히 묻고 살펴보아 만약 확실한 사실로 드러나면 단호하게 처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고린도전서 6장 말씀을 들어 여러분들을 부끄럽게 하고 싶다”며 “명예회장을 비롯해 그 많은 리더분들 가운데 이 같은 분쟁을 해결할 만한 지혜로운 분들이 하나도 없다는 말인가”하고 개탄했다. 그는 ‘차라리 불의를 당하는 것이 낫지 아니하며 차라리 속는 것이 낫지 아니한가’ 라는 고린도전서(6:6∼7) 말씀을 인용,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이른 때”라고 말했다.
한기총 조직과 관련해서는 “한기총은 별다른 재산도 없어 이권다툼이 있을 여지는 적고 임원이 되면 오히려 자기 돈을 쓰면서 봉사하고 헌신할 수밖에 없는 조직”이라며 “이 좋은 조직이 세상에 가십거리가 되버린 원인이 어디에 있는가”하고 물었다. 그는 이어 명예욕과 권세욕이 경선 제도와 맞물려 문제를 만들었다는 일부 지적을 인용해 “이번 일을 계기로 한기총의 감투가 육신의 정욕과 안목의 정욕, 이생의 자랑거리가 될 수 없도록 제도적 변화를 꾀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기총 해체론과 관련해서는 우려 입장을 나타냈다. 그는 “탈퇴나 해체론은 그 대안이 제시되지 않는 한 또 다른 분열로서 자신의 의로움이 누군가에게 이용당할 염려가 크다”며 “우리의 싸움은 공중에 권세 잡은 영들과의 싸움이라는 것을 기억하고 한기총 해체 보도로 이단 사이트가 도배되고 있는 현실을 직시해달라”고 말했다. 그는 “개신(改新)이라는 단어는 고쳐서 새롭게 한다는 뜻이고 계속적인 개혁(reformation)이 없다면 개신교가 아니다”라며 “예수를 믿는 모든 사람들이 하나가 되게 해달라고 하신 주님의 기도(요 17:20∼22)를 기억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김 직무대행은 이러한 원칙들은 사실 확인 절차를 거친 후에야 비로소 구체화될 수 있을 것이라며 대표회장 권한으로 향후 모임들을 소집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24일로 다가온 부활절연합예배와 관련, “이번 연합예배야말로 민족과 사회 앞에서 교회적 회개와 순종의 참뜻을 보여줄 수 있는 좋은 기회”라며 “허물 있는 세대들의 연대책임을 주님 앞에서 강력히 요구한다”고 밝혔다.
그는 “섬기는 종의 모습을 통해 자정과 회개의 메시지, 진정한 영적 권위의 회복이 있는 아름다운 예배가 되도록 기획하고 있다”며 “부활의 이미지에 맞는 새롭고 순수한 열정의 젊은 목사님들이 강단에 서서 말씀을 선포하고 명예회장단을 비롯한 기성의 리더들은 단 아래서 제자들의 발을 씻기신 예수님의 본을 보여주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미션라이프 신상목 기자 smsh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