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베이징올림픽 주경기장 설계 아이웨이웨이 구금… 공동 총감독 맡은 광주디자인비엔날레 차질 우려

입력 2011-04-05 21:16

제4회 광주디자인비엔날레 공동 총감독으로 선임된 중국의 세계적 설치미술가 아이웨이웨이(艾未未·53)가 중국 공안당국에 구금됐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관계자들이 우려하고 있다.

5일 광주비엔날레재단 등에 따르면 평소 인권운동에 큰 관심을 보여 온 아이웨이웨이는 3일 오전 베이징공항에 도착해 홍콩으로 출국 수속을 밟다가 세관구역에서 공안요원들에게 끌려간 뒤 행방이 확인되지 않고 있다.

중국 공안당국은 구금 사유에 대한 설명을 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강제 연행 직후 그의 자택과 작업실에서 컴퓨터와 디스크 등을 압수하고 외부인의 출입을 통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부인과 자녀도 연금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 주경기장 ‘냐오차오(鳥巢·새둥지)’를 설계한 그는 중국 유명 시인 아이칭(艾靑)의 아들로 1981년 베이징 영화학원을 졸업한 뒤 미국 뉴욕의 파슨스 디자인 스쿨에 유학했다.

이후 설치미술과 건축 등 다양한 장르에서 작품 활동을 해온 그는 93년까지 뉴욕에서 활동했으며 그동안 한국에서도 수차례 전시회를 가졌다.

전위적 예술단체 ‘스타스(Stars)’ 결성에 주도적 역할을 했던 그는 90년대부터 자신의 인터넷 블로그에 반정부 인사들의 이야기를 소개했다. 2008년 쓰촨 대지진 당시에는 학교 건물 부실공사로 숨진 학생 부모들의 반정부 시위를 돕는 등 활발한 인권 활동을 벌여 중국 당국의 감시를 받아왔다.

지난해 5월 5·18 광주민주화운동 30주년을 기념하는 광주지역 국제학술행사에 초청된 인연으로 같은 해 7월 승효상(58·건축사무소 이로재 대표)씨와 함께 2011광주디자인비엔날레 공동 총감독으로 선임됐다.

광주비엔날레재단 측은 그의 구금 소식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지만 9월 2일 개막까지는 시간적 여유가 있어 행사 운영에는 큰 지장이 없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8일 베이징에서 ‘언네임드(Unnamed)’란 주제로 개최될 예정이던 광주디자인비엔날레 국제 아카데미 행사는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크다.

광주=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