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 전사 형제, 60년만에 서울현충원 합장된다

입력 2011-04-05 21:18

6·25전쟁 당시 19세의 어린 나이에 형을 뒤따라 참전한 뒤 전사한 동생이 60년 만에 형 곁에 영면하게 된다.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은 지난해 10월 말 강원도 양구군 방산면 백석산(해발 1142m)에서 발굴된 이천우 이등중사(병장)의 유해를 국립서울현충원에 안장하기로 했다고 5일 밝혔다. 이 이등중사는 자신보다 4개월 전에 전사한 형 이만우 하사 묘에 같이 안장된다. 국방부가 발굴 전사자 유해를 국립대전현충원에 안장하는 관례를 깨고 서울현충원에 안치하는 것은 나라를 위해 생명을 바친 고귀한 희생정신과 애틋한 형제애를 기리자는 취지에서다.

이 이등중사는 1950년 9월 초 형이 입대한 지 한 달 뒤 홀어머니의 만류를 뿌리치고 자원입대했다. 그는 서울수복작전에 이어 평양탈환작전과 개천·덕천전투, 하진부리전투 등에 투입됐으나 51년 9월 25일 백석산 탈환을 눈앞에 두고 인근 ‘무명901고지’ 부근에서 전사했다. 형인 이 하사는 50년 8월 1사단에 입대해 낙동강전투와 평양탈환전투를 거쳐 51년 5월 봉일천전투에서 전사했다.

하지만 가족들은 이 사실을 60여년 동안 모른 채 지내왔다. 국방부는 유해와 함께 발굴된 군번과 이름으로 이 이등중사의 신원을 확인했다. 국방부는 육군 53사단장과 박신한 유해발굴감식단장을 5일 유가족 자택으로 보내 김관진 장관이 서명한 신원확인 통지서와 위로패, 유품 등을 전달했다. 현충원에 부부가 아닌 혈육이 합장되는 경우는 이번이 두 번째다. 2007년 7월 서해 야간비행 중 순직한 박인철 대위가 84년 팀스피릿 훈련 중 순직한 아버지 박명렬 소령 묘역에 함께 묻혔다.

최현수 군사전문기자 hs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