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대지진/방사능 공포] 2호기 취수구 균열부위서 기준치 1억3000만배 요오드

입력 2011-04-05 22:21

日 ‘방사능 오염수’ 방출 국제문제화

일본 후쿠시마(福島) 제1원전 2호기의 취수구 균열 부위에서 흘러나오는 물에서 기준치의 1억3000만배에 달하는 방사성 요오드 131이 검출됐다.

도쿄전력은 5일 기자회견에서 지난 2일 취수구 균열 부위의 오염수를 분석한 결과 ㎤당 540만 베크렐(㏃)의 요오드 131이 검출됐다고 발표했다. 이는 기준치의 약 1억3000만배에 해당한다. 그리고 이곳의 물이 흘러나가는 취수구 부근 바닷물에서는 기준치의 약 750만배에 해당하는 요오드 131이 검출됐다. 또 반감기가 30년인 세슘 137은 기준치의 110만배가 검출됐다. 3일 채취한 바닷물에선 요오드 131이 기준치의 200만배인 7만9000㏃이 검출돼 2일보다 낮아졌지만 4일에는 다시 500만배인 20만㏃이 검출됐다.

이 같은 엄청난 수치는 2호기 터빈 건물에 생긴 20㎝ 균열을 통해 방사성 물질 고농도 오염수가 직접 바다로 유입되고 있기 때문이다. 도쿄전력은 균열을 밀봉하려 했으나 성과가 없자 4일 저녁 9시부터 저농도 오염수 1만1500t을 방류하기 시작했다.

에다노 유키오(枝野幸男) 관방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고농도 오염수가 바다에 유출되는 걸 막기 위한 어쩔 수 없는 조치였다”며 사과했다. 가이에다 반리(海江田万里) 경제산업장관은 후쿠시마 제1원전에 고농도 오염수가 총 6만t에 이른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3일 원전 내 고농도 오염수의 양이 2만t에 이를 것이라고 보도한 일본 언론 추정치의 3배를 웃돈다.

도쿄전력이 오염수를 방류하면서 해양 생태계를 책임지는 농림수산성에 사전 통보도 하지 않았다고 요미우리신문 인터넷판이 전했다. 농림수산성은 이날 그동안 방사성 요오드 기준치가 없었던 어패류에 대해서도 채소와 마찬가지로 ㎏당 2000㏃을 기준치로 적용하기로 했다.

도쿄전력의 오염수 방출은 국제적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일본은 한국 등 주변국가에 아무런 사전 협의를 구하지 않았다. 주일 한국 대사관은 4일 밤 일본 외무성에 “오염수 방출 행위는 국제법적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고 항의했다. 러시아도 우려를 표명했다. 한국 외교부는 5일 일본 정부에 관련 정보 제공을 요청하는 한편 필요할 경우 현장 조사를 하기로 했다. 이에 일본 마쓰모토 다케아키(松本剛明) 외무장관은 “저농도 오염수의 바다 방출을 국제원자력기구(IAEA)에 통보했다”며 “현시점에서 국경을 넘는 영향은 없다”고 말했다.

한국 정부는 일본의 오염수 방출이 해양오염 관련 국제조약인 ‘런던조약’과 ‘방사능폐기물질관리협약’을 위반하는지 검토하고 있다. 일본은 저농도 오염수의 방출이 국제법상 문제될 게 없다는 입장이다.

장지영 이성규 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