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병 검사장비 제조기술 일본에 유출… 中企 전 임직원 2명 입건
입력 2011-04-05 18:38
서울지방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5일 자신이 근무하던 회사에서 빈병 검사장비 제조 기술을 빼돌려 일본 유명 주류업체 계열사에 넘긴 혐의(부정경쟁 방지 및 영업비밀 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등)로 전직 국내 중소기업 임직원 장모(43)씨와 김모(37)씨를 불구속 입건했다.
국내 공병 검사장비 제조업체 P사의 영업이사였던 장씨는 2007년 1월 일본 맥주 제조업체 계열사인 K사로 옮기면서 노트북 컴퓨터에 담아 나온 장비 설계도 등 핵심 기술을 넘긴 혐의다.
김씨는 P사 기술지원팀 과장이던 2008년 1월 장씨의 권유로 K사로 이직하면서 추가 도면 등을 유출한 혐의를 받고 있다.
K사로 넘어간 도면은 페트병과 유리병을 검사해 불량품을 가려내는 기술이다. 특히 페트병 제조 시 바닥 부분에 꼬투리가 생기는데 검사 과정에서 이를 자동으로 잘라내는 기술은 전 세계에서 P사만 보유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1997년 설립된 P사는 정부 지원금 10억원 등 5년간 60여억원을 투자해 2002년 국내 최초로 공병 검사 장비를 개발했다. 국내 물량의 30%를 차지하던 P사 장비는 기술 유출 이후 점유율이 10%대로 감소해 손실이 향후 5년간 4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경찰은 국내 시장을 독점하던 일본 K사가 P사의 장비 개발로 영업 중단 위기에 놓이자 장씨에게 범행을 제안한 것으로 보고 당시 K사 대표와 한국 지점장 등 일본인 2명을 지명수배했다.
경찰 관계자는 “중소기업은 기술 개발에 쏟는 관심에 비해 기술 보호에 대한 투자가 부족하다”며 “중소기업 기술유출 사범 수사를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강창욱 기자 kcw@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