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대지진/방사능 공포] 수중 차단막 설치하고 철제 펜스 세우고… 고농도 오염수 봉쇄 비상
입력 2011-04-05 22:08
“고농도 방사성 물질 오염수 유출을 막아라.”
일본 후쿠시마(福島) 제1원자력발전소 운영사인 도쿄전력에 내려진 특명이다. 1∼3호기의 터빈건물과 작업터널 등에 고인 약 6만t의 고농도 방사성 물질 오염수를 제대로 처리하지 못할 경우 엄청난 재앙으로 연결될 게 뻔하다. 이럴 경우 원전 정상화도 요원하다.
이에 따라 일본정부와 도쿄전력은 차단과 이송, 유출 경로 추적 등 3가지 방향으로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우선 차단을 위해 지난 3일 고농도 오염수 유출이 가장 심각한 2호기에 콘크리트에다 고분자 폴리머와 신문지, 톱밥까지 투입했지만 결국 실패했다.
또 급한 대로 2호기 터빈실 오염수 3000t을 복수기로 옮겼다. 2호기 취수구 부근엔 커튼식 수중 차단막과 수중 철제 구조물을 세우기로 했다. 해저(수심 5∼6m)에 차단막을 설치할 경우 단기적인 오염수 차단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도쿄전력은 5일부터 2호기 터빈 건물 부근 수직갱 밑에 건조 시멘트와 약품 등으로 만든 고착화제도 투입했다. 유출 경로 중 하나로 파악된 쇄석층을 굳혀 오염수가 땅속으로 스며드는 걸 차단하겠다는 의도다. 이 밖에 흡착제를 오염수 저장탱크에 넣거나 오염수를 흡착제로 여과하는 방식도 검토키로 했다.
다음으론 오염수 이송이다. 해상에 대형 부유식 구조물(메가 플로트)을 띄워 오염수를 옮기는 작업에도 착수했다. 시즈오카(靜岡)현 시즈오카시 해상공원에 있는 일종의 인공섬으로 오염수 약 1만t을 저장할 수 있다.
또 저농도 오염수를 바다로 방출하는 극단적인 처방을 통해 집중폐기물처리시설을 확보했다. 고농도 오염수를 이곳에 저장하겠다는 구상이다. 오염수 저장 공간 확보를 위해 1∼3호기의 복수기를 비우는 작업도 시작했다. 추가 저장 탱크를 원전 안에 설치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오염수 유출 경로 추적을 위해 2호기 터빈 건물 부근 수직갱에 유백색 염료를 연일 투입했다. 이날 바다 쪽 유출구에서 흰색 물이 확인됐다. 유출로 하나를 찾은 셈이다.
김영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