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명역 KTX 탈선 ‘7㎜ 너트 분실 탓’ 확인

입력 2011-04-05 22:19

지난 2월 11일 광명역에서 발생한 KTX-산천 탈선 사고는 7㎜ 길이의 고정 너트 분실에서 시작된 정비부실과 부주의한 관리가 복합적으로 작용해 일어난 것으로 최종 확인됐다.

국토해양부 항공철도사고 조사위원회는 각종 증거자료 검토와 시험분석, 전문가 자문 등을 거친 최종 사고조사 결과를 5일 발표했다. 조사위는 사고 당일 일직터널 내 밀착감지기 케이블 교체 공사를 하면서 컨트롤러 5번 접점을 고정하는 너트를 분실한 것이 최초 사고 원인이라고 밝혔다. 작업을 했던 외부업체 직원이 무의식적으로 풀지 말았어야 할 5번 나사를 푼 뒤 잃어버리고 조이지 않았던 것.

나사가 분실되면서 선로전환기 불일치 장애가 발생하자 광명역 신호시설 유지보수자는 임의로 선로전환기 진로표시회로를 조정했다. 그 결과 관제사가 선로전환기를 우선회에서 직진으로 변경했지만 관제센터 화면상으로만 표시됐을 뿐 실제 선로는 달라지지 않았다. 결국 이 선로에 사고열차가 진입하면서 탈선하고 말았다.

조사위는 신호설비 변경 내용이 관제사에게 정확하게 통보되지 않은 점, 관제사의 선로전환기 장애에 대응을 제대로 못한 점도 사고 발생에 영향을 끼친 요인이라고 밝혔다. 철도 종사자들의 철도안전에 대한 불감증과 다른 직종 종사자 간 협조 부족, 한국철도공사 안전관리시스템 미흡 등도 문제로 지적됐다.

다만 산천 차량 자체와 신호계통, 무선통신 등은 정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사고 열차 기관사의 실수도 없었고 사고발생구간의 침목과 레일에서도 문제가 발견되지 않았다.

조사위는 신호설비에 대한 공사 시행 시 작업자에게 신호설비의 중요성을 주지시키는 한편 작업내용에 대한 감독을 철저히 하라고 철도공사에 권고했다. 또 공사가 야간에 이뤄졌던 점을 감안해 야간과 공휴일에 지휘감독체계에 공백이 없도록 하고 관제사의 관제업무 수행에 대한 감독을 강화할 것을 지시했다.

김도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