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프랑스, 코트디부아르 대통령궁 공격… 그바그보 대통령 ‘항복 협상’
입력 2011-04-06 00:28
대선 결과에 불복하며 코트디부아르 내전 사태의 원인을 제공한 로랑 그바그보 대통령의 축출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5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국제사회가 인정한 대선 승자인 알라산 와타라의 군대가 이날 오후 아비장의 대통령 관저를 장악했다. 정부군 총책임자 필립 망구 장군은 와타라 군대와의 무력 충돌을 멈출 것을 전군에 지시했다. 그는 “프랑스의 공격을 받아 주요 군사시설이 파괴된 상태여서 우리는 더 이상 싸울 수 없다”고 AFP통신에 밝혔다.
코트디부아르 유엔평화유지군(UNOCI)은 성명을 내고 “군과 민간 지지자들이 그바그보를 떠났으며, 그는 일부 인사들과 대통령 관저의 지하 벙커에 피신해 있다”고 말했다.
제라르 롱게 프랑스 국방장관은 이날 “그바그보가 가족들의 안전과 함께 코트디부아르를 떠나는 조건으로 항복 문제를 협상하고 있다”면서 그바그보의 항복이 임박했음을 밝혔다. 와타라 당선자의 대변인인 패트릭 아치도 “그바그보를 체포할 확률은 80% 이상”이라며 “새 정부는 그바그보를 반드시 국제형사법정에 세울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유엔과 프랑스는 4일 그바그보 대통령을 몰아내기 위한 군사작전에 전격 돌입해 아비장의 대통령궁, 관저, 주요 군사시설을 타격했다. 4개월여를 끌어 온 코트디부아르 내전 과정에서 그바그보를 겨냥한 국제사회의 무력 공격은 처음이다. 유엔군 관계자는 “이날 합동작전은 ‘민간인을 보호하고 정부군의 중화기 사용을 막기 위해 유엔은 모든 수단을 사용할 수 있다’고 규정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1975호에 따른 것”이라고 밝혔다. 프랑스가 참가한 것은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에게 긴급 요청해 이뤄진 것이다.
유엔은 지난달 30일 그바그보 측의 민간인 학살을 막기 위해 모든 수단을 동원할 수 있다는 내용의 제재안을 통과시켰다. 하지만 아프리카연합(AU) 의장을 맡고 있는 테오도로 오비앙 은게마 적도기니 대통령은 이날 제네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코트디부아르와 리비아 사태에 대한 외국군의 개입을 비난했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